안산학교폭력변호사 폭발물 싣고 독일 공항 날아든 드론···경찰 “기폭 장치 제거”
2026-08-1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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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학교폭력변호사 독일 동부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서 폭발물이 장착된 무인기(드론)가 발견되면서 공항 운항이 잠시 차질을 빚었다고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40분쯤 이 공항 인근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가 목격됐다. 이후 공항의 남북 활주로가 모두 폐쇄됐으며 이 공항으로 향하던 여러 항공편이 다른 공항으로 우회했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남쪽 활주로 인근에서 미확인 폭발 장치가 부착된 드론을 발견했으며 경찰이 기폭 장치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다만 폭발 장치의 구체적인 종류는 공개하지 않았다. 승객과 공항 직원 등 인명 피해는 없었다.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은 2시간 뒤인 이튿날 새벽부터 북쪽 활주로를 열고 운영을 재개했다. 남쪽 활주로는 계속 폐쇄된 채 수사 당국의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현지 경찰은 독일 연방경찰과 함께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DPA통신은 이 공항 우크라이나 항공기 인근에서 드론이 발견됐다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의 화물 전문 항공사인 안토노프의 수송기들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은 과거에도 공격 대상이 된 바 있다. 2024년 이 공항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독일 당국은 해당 사건 배후에 러시아 정보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다만 독일 내무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2024년 사건의 직접적인 관련성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8일, 수년간 기다린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의 최종안(KSSB)이 확정됐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공급망 배출, 지속 가능성 관련 위험은 기업 이미지 문제가 아니라 투자자의 의사결정과 기업가치 평가에 영향을 주는 핵심 정보가 됐다. 금융위원회 최종안에 따르면 지속 가능성 공시는 2028년(2027 회계연도)부터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시행한다. 2029년엔 5조원 이상 기업으로 확대한다. 지금까지 지속 가능성 정보가 보여주기식의 ‘예쁜 보고서’가 아니라 기업의 실질적인 의사결정 수단이자 자본시장 법정공시의 일부가 됐다.
정부는 제도 안착을 위해 초기 3년간 공시정보 전반에 대해 손해배상, 행정제재, 형사처벌을 포괄적으로 면제하되 고의적 그린워싱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스코프(Scope)3 공시는 대상별로 3년간 유예하고, 2028년까지 한국형 기후리스크 통합 플랫폼과 업종별 스코프 3 배출량 산정 가이드라인 및 데이터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요한 이슈는 인증제도 도입이다. 금융위원회는 제3자 인증을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제도화하고, 공시 의무화 2년 후인 2030년부터 인증을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인증 범위와 수준, 인증업자 진입 규제 등 세부적인 제도 설계는 앞으로 과제로 남아 있다. 인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시는 그린워싱을 포장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은 작성과 인증의 결합이다. 지속 가능성 공시는 온실가스 배출량, 스코프3 추정, 기후시나리오, 내부 탄소가격, 전환계획, 배출권, 환경부채, 손상위험 등 복잡한 추정과 판단을 포함한다. 일부는 손상검사, 충당부채, 공정가치, 내용연수, 계속기업 판단 등 재무제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회계법인이나 법무법인, 컨설팅 조직이 이러한 산정체계, 내부통제, 가치평가, 공시문안 작성에 관여한 뒤 같은 조직이나 동일한 네트워크 소속 법인이 이를 다시 인증한다면 전형적인 자기검토위협(self-review threat)이 발생한다.
KSSB 공시기준은 IFRS 재단이 제시한 국제지속가능성공시기준(ISSB)을 기반으로 제정됐다. 이 기준은 재무적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지속 가능 보고서가 단순한 사회 공헌 보고가 아니라 재무정보 이용자를 위한 정보체계로 설계됐음을 의미한다. 즉 지속 가능성 공시와 재무제표 간의 정합성은 앞으로 외부감사와 인증 모두에서 핵심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인증제도는 처음부터 독립성을 중심으로 설계해야 한다. 작성·자문·인증의 삼분리 원칙을 명문화하는 것은 물론, 지속 가능 공시 인증과 그 네트워크가 수행할 수 없는 금지 비인증 서비스 목록을 구체화해야 한다. 또한 재무제표 외부감사인이 지속 가능성 인증을 함께 수행하는 경우엔 감사위원회 사전 승인과 별도 인증팀 운영 등 독립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를 의무화해야 한다.
회계전문가 역할은 중요하다. 한국공인회계사회도 지속 가능성 정보 인증과 타 인증인 활용 방안을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지속 가능성 정보 범위가 넓고 복잡해 여러 분야 전문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다만 지속 가능성 인증의 실효성을 위해 인증기관 등록제, 품질관리, 독립성 기준, 감리와 제재 기준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지속 가능성 공시 확정은 미래 세대와 기후변화 등 리스크 관리를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가 바라는 중요한 진전이다. 그러나 공시가 사업보고서에 포함되는 순간 ESG 정보는 더는 홍보 문구가 아니다. 그것은 자본시장의 책임 있는 언어가 된다. 이제 남은 과제는 그 언어를 누가, 어떤 독립성을 가지고 검증할 것인가다. 지속 가능성 인증은 새로운 수익시장이 아니라 자본시장 신뢰를 지키는 공적 장치여야 한다. 공시의 문은 열렸다. 이제 인증의 방화벽을 세워야 할 때다.
“신은 박복대에게 일평생 구타당할 운명과 놀라운 회복 능력을 함께 던져주었다. 능력이 운명의 보상일 수 있고, 운명이 능력의 대가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죽도록 맞으며 살아왔다’ 중)
소설가 박형서가 평생을 죽도록 맞으며 살아온 남자 ‘박복대’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그의 삶을 통해 폭력으로 얼룩진 한국 사회를 비춘다. 기발한 상상력과 뭉근한 농담이 합쳐진 소설은 슬픈데도 웃기고, 웃긴데도 슬프다. 무엇보다 잘 읽힌다. 13년 만의 장편 <죽도록 맞으며 살아왔다>(문학과지성사)를 낸 작가를 최근 서면으로 만났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소설은 한국 현대사를 폭력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보려는 시도였다. 2000년 현대문학에 소설 ‘토끼를 기르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선보이며 데뷔하기 전부터 쓰고 싶었던 ‘작가의 꿈’이었다. 그는 “궁리하면 할수록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기다림 속에서 주인공의 성향이 단순한 동네북에서 평화주의적 아나키즘으로 발전하고, 제주 4.3과 선감학원이 짧은 배경으로 축소되고, 곰이 출현하고, 국밥과 두부가 여러 번 추가됐다”고 말했다.
1930년대 강원도 춘천 유포리의 농가에서 태어난 박복대는 어린 시절 신병을 앓은 뒤 맞고 피나고 뼈가 부러져도 금세 회복하는 불가해한 회복력을 얻는다. 영화 속 슈퍼 히어로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는 맞기만 할 뿐 반격하지 않는다. “묘하게 구타를 불러오는 힘”을 지녀 어딜 가도 맞고 다니면서도 그저 참을 뿐이다. 아버지, 동네 사람들에게 맞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한국 전쟁이 일어나자 전장을 누비며 중공군에게까지 맞고 다닌다.
5.18 민주화운동 때 광주에서, 형제복지원 사건 당시 부산에서, 1987 민주화 물결 속 서울에서 맞으며 박복대는 한국 현대사의 폭력을 그야말로 온몸으로 겪어낸다. 결국 산속에 은둔하지만 “사람 곁에 있어줘야 자기 역시 사람”이라는 믿음으로 다시 세상을 찾는다. 그러나 생의 마지막 요양원에서도 주먹을 피할 수 없다. 그런데 그를 때린 동료 노인들은 자신이 세상을 떠날 때 박복대를 가장 그리워한다. 그리고 그 것이 전부다. 그가 평생을 견뎌온 폭력엔 끝까지 어떤 대가나 보상도 없다.
박복대는 어떤 사람이며 무엇에 대한 은유인가 작가에게 물었다.
“예수님은 악에 대적하지 말라고 했다. 공자도 대로 한가운데서 ‘끙아’ 하는 이에게 훈계하는 대신 슬쩍 피했다. 그게 옳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많은 성인, 철인, 현인이 비슷한 말씀을 한다. (물론) 박복대는 성자도 현인도 아니다. 그저 맞는 게 싫고, 제가 맞는 게 싫으니 남들도 맞는 게 싫을 거라 믿고, 그래서 가급적 부딪히지 않으며 살아온 평범한 사람이다. 억울하게 잡혀가는 것도, 정의롭지 않게 두들겨 맞는 것도 지난 70여년 간 한국에서 흔히 벌어진 사건이었다.”
폭력의 역사는 박형서 작품 전반에 녹아 있는 ‘유머’와 함께 흐른다. 덕분에 독자는 이 책을 너무 힘겹게 읽지 않을 수 있다. 그는 “유머는 단순히 웃기는 언행이 아니다. 우주의 먼지라는 초라한 자각과 삶의 비애를 희석하고, 매 순간 겪어야 하는 현실적 고통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한다”며 “비록 박복대는 괴롭힐지언정 그의 삶을 따라 읽는 독자까지 너무 아파하지는 않기를 바랐고, 그래서 특히 괴로운 순간에 자주 유머를 끼워 넣었다”고 했다.
2017년 겨울 본격 준비에 들어간 소설은 구상에만 2년이 걸렸다. 이후 방학이나 연구년을 이용해 인천 영종도나 강원도 고성 등에서 초고를 써 내려갔다. 박형서 작가는 고려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2023년 초부터 ‘문학사상’에 연재한 뒤, 약 2년 동안 전면 수정한 끝에 올해 648쪽 묵직한 분량의 소설로 완성됐다.
작가는 이번 소설이 큰 도전이었다고 했다. 그는 “상상에 많이 의존하는 평소 창작 방식과 전혀 다른 소설이었기 때문”이라며 “엄밀한 팩트를 모으는 게 우선 과제”였다고 했다.
미군의 공중폭격 기록을 통해 한국 전쟁을 써낸 김태우의 <폭격>(창비), 민간인 학살과 과거 청산 문제를 다룬 김동춘 교수의 <이것은 기억과의 전쟁이다>(사계절),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 전쟁의 기원>(글항아리)을 비롯해 다양한 논문도 참고했다. 지명이나 학교 이름, 시장 이름 등은 구글 맵을 펼쳐 찾아본 후 인터넷으로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검색했는데, 이 과정에 인공지능(AI) 비서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숙원과 같던 소설을 끝냈다. 소감을 묻자 “첫 장편의 무대를 태국으로 정하면서부터, 내가 나고 자란 터전의 역사에 오랫동안 마음의 빚이 있다. 이제 그 일부를 덜어냈다”고 말했다. 그의 고향은 소설 속 박복대가 태어난 강원도 춘천이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40분쯤 이 공항 인근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가 목격됐다. 이후 공항의 남북 활주로가 모두 폐쇄됐으며 이 공항으로 향하던 여러 항공편이 다른 공항으로 우회했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남쪽 활주로 인근에서 미확인 폭발 장치가 부착된 드론을 발견했으며 경찰이 기폭 장치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다만 폭발 장치의 구체적인 종류는 공개하지 않았다. 승객과 공항 직원 등 인명 피해는 없었다.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은 2시간 뒤인 이튿날 새벽부터 북쪽 활주로를 열고 운영을 재개했다. 남쪽 활주로는 계속 폐쇄된 채 수사 당국의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현지 경찰은 독일 연방경찰과 함께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DPA통신은 이 공항 우크라이나 항공기 인근에서 드론이 발견됐다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의 화물 전문 항공사인 안토노프의 수송기들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은 과거에도 공격 대상이 된 바 있다. 2024년 이 공항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독일 당국은 해당 사건 배후에 러시아 정보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다만 독일 내무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2024년 사건의 직접적인 관련성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8일, 수년간 기다린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의 최종안(KSSB)이 확정됐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공급망 배출, 지속 가능성 관련 위험은 기업 이미지 문제가 아니라 투자자의 의사결정과 기업가치 평가에 영향을 주는 핵심 정보가 됐다. 금융위원회 최종안에 따르면 지속 가능성 공시는 2028년(2027 회계연도)부터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시행한다. 2029년엔 5조원 이상 기업으로 확대한다. 지금까지 지속 가능성 정보가 보여주기식의 ‘예쁜 보고서’가 아니라 기업의 실질적인 의사결정 수단이자 자본시장 법정공시의 일부가 됐다.
정부는 제도 안착을 위해 초기 3년간 공시정보 전반에 대해 손해배상, 행정제재, 형사처벌을 포괄적으로 면제하되 고의적 그린워싱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스코프(Scope)3 공시는 대상별로 3년간 유예하고, 2028년까지 한국형 기후리스크 통합 플랫폼과 업종별 스코프 3 배출량 산정 가이드라인 및 데이터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요한 이슈는 인증제도 도입이다. 금융위원회는 제3자 인증을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제도화하고, 공시 의무화 2년 후인 2030년부터 인증을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인증 범위와 수준, 인증업자 진입 규제 등 세부적인 제도 설계는 앞으로 과제로 남아 있다. 인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시는 그린워싱을 포장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은 작성과 인증의 결합이다. 지속 가능성 공시는 온실가스 배출량, 스코프3 추정, 기후시나리오, 내부 탄소가격, 전환계획, 배출권, 환경부채, 손상위험 등 복잡한 추정과 판단을 포함한다. 일부는 손상검사, 충당부채, 공정가치, 내용연수, 계속기업 판단 등 재무제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회계법인이나 법무법인, 컨설팅 조직이 이러한 산정체계, 내부통제, 가치평가, 공시문안 작성에 관여한 뒤 같은 조직이나 동일한 네트워크 소속 법인이 이를 다시 인증한다면 전형적인 자기검토위협(self-review threat)이 발생한다.
KSSB 공시기준은 IFRS 재단이 제시한 국제지속가능성공시기준(ISSB)을 기반으로 제정됐다. 이 기준은 재무적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지속 가능 보고서가 단순한 사회 공헌 보고가 아니라 재무정보 이용자를 위한 정보체계로 설계됐음을 의미한다. 즉 지속 가능성 공시와 재무제표 간의 정합성은 앞으로 외부감사와 인증 모두에서 핵심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인증제도는 처음부터 독립성을 중심으로 설계해야 한다. 작성·자문·인증의 삼분리 원칙을 명문화하는 것은 물론, 지속 가능 공시 인증과 그 네트워크가 수행할 수 없는 금지 비인증 서비스 목록을 구체화해야 한다. 또한 재무제표 외부감사인이 지속 가능성 인증을 함께 수행하는 경우엔 감사위원회 사전 승인과 별도 인증팀 운영 등 독립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를 의무화해야 한다.
회계전문가 역할은 중요하다. 한국공인회계사회도 지속 가능성 정보 인증과 타 인증인 활용 방안을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지속 가능성 정보 범위가 넓고 복잡해 여러 분야 전문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다만 지속 가능성 인증의 실효성을 위해 인증기관 등록제, 품질관리, 독립성 기준, 감리와 제재 기준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지속 가능성 공시 확정은 미래 세대와 기후변화 등 리스크 관리를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가 바라는 중요한 진전이다. 그러나 공시가 사업보고서에 포함되는 순간 ESG 정보는 더는 홍보 문구가 아니다. 그것은 자본시장의 책임 있는 언어가 된다. 이제 남은 과제는 그 언어를 누가, 어떤 독립성을 가지고 검증할 것인가다. 지속 가능성 인증은 새로운 수익시장이 아니라 자본시장 신뢰를 지키는 공적 장치여야 한다. 공시의 문은 열렸다. 이제 인증의 방화벽을 세워야 할 때다.
“신은 박복대에게 일평생 구타당할 운명과 놀라운 회복 능력을 함께 던져주었다. 능력이 운명의 보상일 수 있고, 운명이 능력의 대가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죽도록 맞으며 살아왔다’ 중)
소설가 박형서가 평생을 죽도록 맞으며 살아온 남자 ‘박복대’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그의 삶을 통해 폭력으로 얼룩진 한국 사회를 비춘다. 기발한 상상력과 뭉근한 농담이 합쳐진 소설은 슬픈데도 웃기고, 웃긴데도 슬프다. 무엇보다 잘 읽힌다. 13년 만의 장편 <죽도록 맞으며 살아왔다>(문학과지성사)를 낸 작가를 최근 서면으로 만났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소설은 한국 현대사를 폭력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보려는 시도였다. 2000년 현대문학에 소설 ‘토끼를 기르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선보이며 데뷔하기 전부터 쓰고 싶었던 ‘작가의 꿈’이었다. 그는 “궁리하면 할수록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기다림 속에서 주인공의 성향이 단순한 동네북에서 평화주의적 아나키즘으로 발전하고, 제주 4.3과 선감학원이 짧은 배경으로 축소되고, 곰이 출현하고, 국밥과 두부가 여러 번 추가됐다”고 말했다.
1930년대 강원도 춘천 유포리의 농가에서 태어난 박복대는 어린 시절 신병을 앓은 뒤 맞고 피나고 뼈가 부러져도 금세 회복하는 불가해한 회복력을 얻는다. 영화 속 슈퍼 히어로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는 맞기만 할 뿐 반격하지 않는다. “묘하게 구타를 불러오는 힘”을 지녀 어딜 가도 맞고 다니면서도 그저 참을 뿐이다. 아버지, 동네 사람들에게 맞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한국 전쟁이 일어나자 전장을 누비며 중공군에게까지 맞고 다닌다.
5.18 민주화운동 때 광주에서, 형제복지원 사건 당시 부산에서, 1987 민주화 물결 속 서울에서 맞으며 박복대는 한국 현대사의 폭력을 그야말로 온몸으로 겪어낸다. 결국 산속에 은둔하지만 “사람 곁에 있어줘야 자기 역시 사람”이라는 믿음으로 다시 세상을 찾는다. 그러나 생의 마지막 요양원에서도 주먹을 피할 수 없다. 그런데 그를 때린 동료 노인들은 자신이 세상을 떠날 때 박복대를 가장 그리워한다. 그리고 그 것이 전부다. 그가 평생을 견뎌온 폭력엔 끝까지 어떤 대가나 보상도 없다.
박복대는 어떤 사람이며 무엇에 대한 은유인가 작가에게 물었다.
“예수님은 악에 대적하지 말라고 했다. 공자도 대로 한가운데서 ‘끙아’ 하는 이에게 훈계하는 대신 슬쩍 피했다. 그게 옳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많은 성인, 철인, 현인이 비슷한 말씀을 한다. (물론) 박복대는 성자도 현인도 아니다. 그저 맞는 게 싫고, 제가 맞는 게 싫으니 남들도 맞는 게 싫을 거라 믿고, 그래서 가급적 부딪히지 않으며 살아온 평범한 사람이다. 억울하게 잡혀가는 것도, 정의롭지 않게 두들겨 맞는 것도 지난 70여년 간 한국에서 흔히 벌어진 사건이었다.”
폭력의 역사는 박형서 작품 전반에 녹아 있는 ‘유머’와 함께 흐른다. 덕분에 독자는 이 책을 너무 힘겹게 읽지 않을 수 있다. 그는 “유머는 단순히 웃기는 언행이 아니다. 우주의 먼지라는 초라한 자각과 삶의 비애를 희석하고, 매 순간 겪어야 하는 현실적 고통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한다”며 “비록 박복대는 괴롭힐지언정 그의 삶을 따라 읽는 독자까지 너무 아파하지는 않기를 바랐고, 그래서 특히 괴로운 순간에 자주 유머를 끼워 넣었다”고 했다.
2017년 겨울 본격 준비에 들어간 소설은 구상에만 2년이 걸렸다. 이후 방학이나 연구년을 이용해 인천 영종도나 강원도 고성 등에서 초고를 써 내려갔다. 박형서 작가는 고려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2023년 초부터 ‘문학사상’에 연재한 뒤, 약 2년 동안 전면 수정한 끝에 올해 648쪽 묵직한 분량의 소설로 완성됐다.
작가는 이번 소설이 큰 도전이었다고 했다. 그는 “상상에 많이 의존하는 평소 창작 방식과 전혀 다른 소설이었기 때문”이라며 “엄밀한 팩트를 모으는 게 우선 과제”였다고 했다.
미군의 공중폭격 기록을 통해 한국 전쟁을 써낸 김태우의 <폭격>(창비), 민간인 학살과 과거 청산 문제를 다룬 김동춘 교수의 <이것은 기억과의 전쟁이다>(사계절),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 전쟁의 기원>(글항아리)을 비롯해 다양한 논문도 참고했다. 지명이나 학교 이름, 시장 이름 등은 구글 맵을 펼쳐 찾아본 후 인터넷으로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검색했는데, 이 과정에 인공지능(AI) 비서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숙원과 같던 소설을 끝냈다. 소감을 묻자 “첫 장편의 무대를 태국으로 정하면서부터, 내가 나고 자란 터전의 역사에 오랫동안 마음의 빚이 있다. 이제 그 일부를 덜어냈다”고 말했다. 그의 고향은 소설 속 박복대가 태어난 강원도 춘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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