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망머니 “미국 양보해야 호르무즈 재개방”···미국 향해 도박 내세운 이란의 자신감, 언제까지 가능할까
2026-08-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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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망머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의 조건으로 미군 철수와 전쟁 피해 배상 등 미국의 대대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란이 계속해서 이러한 강경한 태도를 내세우는 데에는 현 상황이 장기화할수록 협상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는 지도부의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은 8일(현지시간) 이란 지도부가 미국과 협상에서 자신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고 믿으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모하마드 바게르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종료, 경제 제재 해제, 동결 자산 반환, 전쟁 피해 배상, 이란 및 동맹 세력에 대한 공격 중단, 이란 주변 지역 미군 철수 등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의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는 지난 6월 이슬라마바드에서 체결된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보다 더 광범위한 정치·군사·경제적 요구사항을 담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이란 의회 의장의 전략 고문 마흐디 모하마디는 SNS에 “그들이 전쟁을 시작했지만 전쟁의 끝은 결코 그들의 손에 달린 것이 아니다”라며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항상 우리가 결정한다”고 썼다.
이란이 지금과 같이 강경 입장을 내세우며 호르무즈 해협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향후 핵 협상에서도 해협 통제권은 이란의 주요 협상 카드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란의 분석가인 모스타파 나자피는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은 억지력을 행사하고 지역 세력 균형을 유지하며, 안보 질서를 재편하는 전략적 지렛대가 됐다”고 말했다.
대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며 미국은 핵심 무기 재고가 소진되고 국내 여론이 악화하는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참모들에게 이란 전쟁에서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주요 행정부 인사들도 확전에 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란의 이러한 전략이 지속 가능한 것인지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후 위협과 협상 재개를 오가는 발언을 반복하면서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공습을 재개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또한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이란의 경제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의 분석가 라흐만 가흐레만푸르는 “이란은 이 전략을 영원히 지속할 수 없으며 현실적으로 어느 시점에는 미국과 합의에 도달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경제 상황이 어렵기는 하지만 이란이 기존 입장에서 물러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전날 “지금이 합의에 도달하기에 최적의 시기”라며 “영원히 싸울 수는 없다. 언젠가는 끝내야 할 때가 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규슈는 가깝다. 부산에서 항공기로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고 배로도 금방 갈 수 있다. 규슈의 중심도시 후쿠오카의 대학에서 보름을 체류하고 왔다. 교통과 상업의 거점인 하카타역은 35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도 활기가 넘쳤다. 활기의 중심에는 청년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있었다.
일본의 산업화 역사를 아는 사람들은 짐작하겠지만, 규슈는 한국의 동남권처럼 100년 가까이 중화학공업이 이끌던 지역이다. 야하타 제철소를 품고 20세기 초부터 철강을 이끈 기타큐슈가 중심에 있었고, 광산과 기계, 요업의 도시들이 수십년간 인구를 부양했다. 남성 중심의 고용구조였고 여성에게 마땅한 일자리는 없었다. 우리가 수십년 전부터 문제 제기해온 그대로 결혼과 출산에서 경력단절이 일어났고, 청년 여성들은 지역에 남아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거나 도쿄로 향했다. 지난해 인구학회 국제학술대회의 발표 자료에는 가고시마의 지방소멸 대응 사례가 있었는데, 그 방법이 여학생을 대학에 덜 진학시키거나 성적과 무관하게 가까운 대학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실제로 가고시마의 여성 4년제 대학 진학률은 42.3%로 남성보다 4.3%포인트 낮고, 도쿄와는 30%포인트 넘게 벌어진다. 한국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반면 1972년 한국의 광역시에 해당하는 정령시가 된 후쿠오카는 50년 넘게 인구가 늘었다. 91만명이던 인구는 지금 167만명이다. 지방소멸론의 발원지답게 간토를 뺀 일본 지방 대부분이 인구 감소를 걱정하지만 후쿠오카엔 남의 일이다. 고용과 산출 모두에서 서비스산업이 압도적인 후쿠오카에는 특히 젊은 여성이 많다. 20대 여성 비율은 전국 정령시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젊은 여성들의 도시가 된 후쿠오카
후쿠오카가 젊은 여성의 도시가 된 것은, 여성이 일하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일이 곧 성장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류영진 후쿠오카대 교수(경제학)는 지방정부가 여성 주도 인구정책을 십수년째 핵심 전략으로 상정했고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한다. 시는 2016년부터 시내 기업의 평균 잔업 시간과 육아휴직 사용자 수, 남녀별 관리직 수를 공개하는 사이트를 운영한다. 물론 후쿠오카도 도쿄에는 유출 지역이다. 그럼에도 규슈 바깥 야마구치현에서까지 진입하려는 젊은 여성이 많다는 점은, 이를 단순한 이촌향도로 치부할 수 없게 만든다.
한국에서 젊은 여성의 일자리를 인구 전략의 핵심으로 내건 지역은 기억나지 않는다. 결과는 분명하다. 청년 가운데 여성이 더 많은 곳은 서울뿐이다. 부산과 대구, 광주가 한때 권역 내 시군의 청년 여성을 흡수해 여초 현상을 보였으나 2010년대를 지나며 모두 남초가 됐다. 울산과 경북, 경남의 25~29세 성비는 여성 100명당 남성 130명 안팎이다. 부산과 대구가 서비스업 도시가 아니어서가 아니다. 그 서비스업이 여성에게 커리어가 돼주지 못했을 뿐이다. 딸을 아들과 동등하게 공부시키지 않던 전근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결국 안정적인 청년 여성 일자리 창출이 지역의 핵심 과제인데, 그 문제를 풀어낸 지역이 없는 것이다. 여성이 선택하고 싶은 일자리가 없는 지역은 재생산되지 않는다는 것은 더 보탤 말이 없는 사실이다.
국가가 진행하는 성주류화 정책도 사업은 진행되지만 지역의 인구정책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양성평등기본법에 근거한 여성친화도시는 여성의 역량 강화와 돌봄, 안전이 구현되도록 정책을 운영하는 지역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9년 두 곳으로 출발해 2025년 말 기준 107개가 됐다. 가족친화인증 기업과 기관도 2008년 14개에서 6971개로 늘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청년 여성의 정주나 관계인구, 지역 사업장에서의 장기근속이 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여성들에 양질의 일자리 주는 게 관건
지방소멸 지수를 둘러싼 논란은 많지만 핵심은 하나다. 청년 여성이 정주를 타진할 의사가 없는 지역은 주민들이 최소한의 품위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존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본을 따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여성의 커리어를 일본보다 훨씬 강조하는 사회에서, 그 커리어를 보존할 수 없는 지역의 한계는 쉽게 도출된다. 산업도시의 여성 엔지니어 채용은 이공계 여학생 비율의 증가에 힘입어 그런대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 더 급한 것은 5극3특 권역의 거점도시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여성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느냐다. 보조금 지원 사업 단위의 사고를 넘어선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AP통신은 8일(현지시간) 이란 지도부가 미국과 협상에서 자신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고 믿으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모하마드 바게르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종료, 경제 제재 해제, 동결 자산 반환, 전쟁 피해 배상, 이란 및 동맹 세력에 대한 공격 중단, 이란 주변 지역 미군 철수 등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의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는 지난 6월 이슬라마바드에서 체결된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보다 더 광범위한 정치·군사·경제적 요구사항을 담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이란 의회 의장의 전략 고문 마흐디 모하마디는 SNS에 “그들이 전쟁을 시작했지만 전쟁의 끝은 결코 그들의 손에 달린 것이 아니다”라며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항상 우리가 결정한다”고 썼다.
이란이 지금과 같이 강경 입장을 내세우며 호르무즈 해협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향후 핵 협상에서도 해협 통제권은 이란의 주요 협상 카드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란의 분석가인 모스타파 나자피는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은 억지력을 행사하고 지역 세력 균형을 유지하며, 안보 질서를 재편하는 전략적 지렛대가 됐다”고 말했다.
대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며 미국은 핵심 무기 재고가 소진되고 국내 여론이 악화하는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참모들에게 이란 전쟁에서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주요 행정부 인사들도 확전에 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란의 이러한 전략이 지속 가능한 것인지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후 위협과 협상 재개를 오가는 발언을 반복하면서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공습을 재개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또한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이란의 경제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의 분석가 라흐만 가흐레만푸르는 “이란은 이 전략을 영원히 지속할 수 없으며 현실적으로 어느 시점에는 미국과 합의에 도달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경제 상황이 어렵기는 하지만 이란이 기존 입장에서 물러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전날 “지금이 합의에 도달하기에 최적의 시기”라며 “영원히 싸울 수는 없다. 언젠가는 끝내야 할 때가 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규슈는 가깝다. 부산에서 항공기로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고 배로도 금방 갈 수 있다. 규슈의 중심도시 후쿠오카의 대학에서 보름을 체류하고 왔다. 교통과 상업의 거점인 하카타역은 35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도 활기가 넘쳤다. 활기의 중심에는 청년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있었다.
일본의 산업화 역사를 아는 사람들은 짐작하겠지만, 규슈는 한국의 동남권처럼 100년 가까이 중화학공업이 이끌던 지역이다. 야하타 제철소를 품고 20세기 초부터 철강을 이끈 기타큐슈가 중심에 있었고, 광산과 기계, 요업의 도시들이 수십년간 인구를 부양했다. 남성 중심의 고용구조였고 여성에게 마땅한 일자리는 없었다. 우리가 수십년 전부터 문제 제기해온 그대로 결혼과 출산에서 경력단절이 일어났고, 청년 여성들은 지역에 남아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거나 도쿄로 향했다. 지난해 인구학회 국제학술대회의 발표 자료에는 가고시마의 지방소멸 대응 사례가 있었는데, 그 방법이 여학생을 대학에 덜 진학시키거나 성적과 무관하게 가까운 대학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실제로 가고시마의 여성 4년제 대학 진학률은 42.3%로 남성보다 4.3%포인트 낮고, 도쿄와는 30%포인트 넘게 벌어진다. 한국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반면 1972년 한국의 광역시에 해당하는 정령시가 된 후쿠오카는 50년 넘게 인구가 늘었다. 91만명이던 인구는 지금 167만명이다. 지방소멸론의 발원지답게 간토를 뺀 일본 지방 대부분이 인구 감소를 걱정하지만 후쿠오카엔 남의 일이다. 고용과 산출 모두에서 서비스산업이 압도적인 후쿠오카에는 특히 젊은 여성이 많다. 20대 여성 비율은 전국 정령시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젊은 여성들의 도시가 된 후쿠오카
후쿠오카가 젊은 여성의 도시가 된 것은, 여성이 일하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일이 곧 성장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류영진 후쿠오카대 교수(경제학)는 지방정부가 여성 주도 인구정책을 십수년째 핵심 전략으로 상정했고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한다. 시는 2016년부터 시내 기업의 평균 잔업 시간과 육아휴직 사용자 수, 남녀별 관리직 수를 공개하는 사이트를 운영한다. 물론 후쿠오카도 도쿄에는 유출 지역이다. 그럼에도 규슈 바깥 야마구치현에서까지 진입하려는 젊은 여성이 많다는 점은, 이를 단순한 이촌향도로 치부할 수 없게 만든다.
한국에서 젊은 여성의 일자리를 인구 전략의 핵심으로 내건 지역은 기억나지 않는다. 결과는 분명하다. 청년 가운데 여성이 더 많은 곳은 서울뿐이다. 부산과 대구, 광주가 한때 권역 내 시군의 청년 여성을 흡수해 여초 현상을 보였으나 2010년대를 지나며 모두 남초가 됐다. 울산과 경북, 경남의 25~29세 성비는 여성 100명당 남성 130명 안팎이다. 부산과 대구가 서비스업 도시가 아니어서가 아니다. 그 서비스업이 여성에게 커리어가 돼주지 못했을 뿐이다. 딸을 아들과 동등하게 공부시키지 않던 전근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결국 안정적인 청년 여성 일자리 창출이 지역의 핵심 과제인데, 그 문제를 풀어낸 지역이 없는 것이다. 여성이 선택하고 싶은 일자리가 없는 지역은 재생산되지 않는다는 것은 더 보탤 말이 없는 사실이다.
국가가 진행하는 성주류화 정책도 사업은 진행되지만 지역의 인구정책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양성평등기본법에 근거한 여성친화도시는 여성의 역량 강화와 돌봄, 안전이 구현되도록 정책을 운영하는 지역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9년 두 곳으로 출발해 2025년 말 기준 107개가 됐다. 가족친화인증 기업과 기관도 2008년 14개에서 6971개로 늘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청년 여성의 정주나 관계인구, 지역 사업장에서의 장기근속이 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여성들에 양질의 일자리 주는 게 관건
지방소멸 지수를 둘러싼 논란은 많지만 핵심은 하나다. 청년 여성이 정주를 타진할 의사가 없는 지역은 주민들이 최소한의 품위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존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본을 따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여성의 커리어를 일본보다 훨씬 강조하는 사회에서, 그 커리어를 보존할 수 없는 지역의 한계는 쉽게 도출된다. 산업도시의 여성 엔지니어 채용은 이공계 여학생 비율의 증가에 힘입어 그런대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 더 급한 것은 5극3특 권역의 거점도시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여성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느냐다. 보조금 지원 사업 단위의 사고를 넘어선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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