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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예술과 오늘]아파트,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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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링3
2026-08-14 08:54 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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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아파트’라는 단어의 상징성은 꽤 크다. 단순히 한국의 대표 주거 유형이라는 의미를 넘어 시대의 욕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가령 지난해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였던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는 이른바 ‘성공한 중산층의 기준’으로서 아파트를 그려냈다. 성실한 근속 끝에 쉰 살 넘어 마련한 서울의 자가 아파트는, 주인공 김낙수(류승룡)에게 “인생의 트로피”와도 같았다. 그리고 드라마는 점차 ‘서울’ ‘자가’ ‘대기업’ ‘부장’이라는 김낙수의 타이틀이 하나씩 무너지는 전개를 통해, 중산층의 이상적인 모델하우스로서 기능하던 아파트의 한 시대가 저물었음을 풍자한다.
아파트에 담긴 시대의 욕망과 그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좀 더 직관적인 예시도 있다. 제목 자체가 <아파트>인 두 편의 드라마 얘기다. 한 편은 1995년 MBC에서 방영된 주말드라마, 또 한 편은 지난달 11일 방영을 시작한 JTBC 토일드라마다.
서울의 한 서민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1995년 작 <아파트>는 네 가정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코믹 홈드라마다.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 퇴직 세대 가정, 신세대 신혼부부 가정, 그리고 싱글 여성들의 공동 주거 가정이 주요 가구 형태로 등장한다. 이전 시대의 홈드라마에서 주로 묘사되는 전통적인 대가족 형태를 벗어나, 다변화하고 있는 가족 구조의 현주소가 현대적 삶의 공간인 아파트를 통해 잘 그려져 있다. 이는 가족 형태의 차이보다 구성원들의 가치관 충돌을 통해 주로 나타난다.
예컨대 퇴직 세대 가정에서 전직 대기업 임원 출신 한범수(오지명)는 엄격하고 권위적인 ‘꼰대’ 가장으로, 엉뚱하고 자유분방한 아들 한판(변우민)과 자주 부딪친다. 세대 갈등의 성격도 있겠지만, 둘의 가치관 차이가 더 강조된다. 같은 세대 동거인인 나홍두(채시라)와 차나리(최진실)도 마찬가지다. 홍두가 일을 중시하는 독립적 성격이라면, 나리는 결혼을 더 중시하는 보수적 성격이다. 여기에 가부장적인 남편에게 피로를 느끼는 전업주부 지경(원미경), 순정(박원숙)의 이야기도 더해진다. 이 시대의 아파트는 전통적인 가족 질서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다양한 욕망의 집합소에 가깝다.
그런가 하면, 현재 방영 중인 <아파트>는 2000년대 이후 아파트의 브랜드화, 고급화 트렌드를 반영한다. 드라마는 ‘트루밸류 스테이트’라는 이름을 지닌 수도권 신도시의 고급 대단지 아파트를 배경으로 삼는다. 소위 ‘눈먼 돈’이라 불리는 거액의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을 노리고 입주자대표 회장직에 도전한 전직 조폭 박해강(지성)이 그곳에 은폐된 비리를 목격하고 타파해가는 것이 중심 줄거리다.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아파트의 수직적 서열화라는 특성이다. 1995년 작의 복도식 구조와 달리 고층이 강조되는 외관부터가 이를 잘 반영한다. 실제로 트루밸류 스테이트의 최상위 펜트하우스에는 아파트를 둘러싼 모든 비리의 설계자가 거주 중이다.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이용을 둘러싸고 불거진 분양 세대와 임대 세대의 갈등 역시 서열화를 잘 보여준다. 겉으로는 ‘소셜 믹스’를 내세우지만, 거주민들 사이에서는 세대의 성격, 평수, 층수, 소유한 차의 브랜드 등 여러 지표를 통해 구별짓기가 일상화되어 있다. 요컨대 JTBC <아파트>는 최고의 ‘밸류’가 오직 자산의 크기인 시대의 욕망을 나타낸다. 불과 30년 사이에 아파트는 고급화되었지만, 구성원들의 욕망은 더욱 납작해졌다.
충북 제천시가 ‘기피 시설’로 분류되는 교도소 유치에 나선다.
인구소멸위험지역이 된 제천의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다. 통상 교도소는 지역 내에 설치하고 싶지 않은 ‘기피시설’로 분류된다. 하지만 제천시는 교도소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불과 10년 전(2016년)만 해도 13만6500명이었던 제천시 인구는 올해 7월 말 기준 12만8000명까지 줄며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021년 인구감소지역(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지정했다.
제천시는 교도소가 들어서면 교정직 공무원 상주 인원을 비롯해 면회객 등 유동 인구가 늘어나 지역 상권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경북 청송군은 여성 교도소를 유치했고, 강원 태백과 전북 남원 역시 교도소 유치에 성공해 내년 착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제천 지역민들은 교도소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면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고민도 내비치고 있다. 장한성 제천사랑청풍호사랑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지어지는 교정시설 높은 담장이나 초소 없이 지어져 기존 교도소와 달리 혐오감이 덜하다”며 “소멸 위험 지역인 제천에 교도관 250명이 상주하면 지방교부세 산정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교도관 등 직원 장기 거주와 유동 인구 유입 등으로 실보다 득이 훨씬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종찬 제천시민꿈틀운동 백년회 공동대표는 “인구소멸 위기 탓에 무작정 (교도소 유치를) 반대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은 안다”면서도 “관광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도시인데 교도소 유치로 부정적인 꼬리표가 붙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발전을 견인할 공공기관 이전 등 보상도 함께 제시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
제천시는 오는 20일 제천체육관에서 ‘법무부 교정시설 건립’ 관련 시민 공청회를 연다. 사업은 전액 국비로 추진된다. 투입 예산은 4000억원으로 부지면적 19만2000㎡, 건축 전체면적 5만3689㎡ 규모다. 수용 인원은 1000명이고, 정규 인력은 250명 정도다.
제천시는 공청회에서 교정시설 설치 절차와 지역경제 파급 효과 등을 설명한다. 또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찬반 토론도 함께 진행한다. 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는 지역민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시민 여론조사도 실시한다. 최대한 주민의견을 반영해 추진하기 위해서다. 조사에서 찬성 여론이 우세하면 본격적으로 교정 시설 유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제천시 관계자는 “교도소 유치와 관련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시민 다수가 찬성하면 신속히 추진하고, 반대 여론이 높다면 유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지역 소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교도소 유치를 마냥 반대할 수도 없는 처지이긴 하다”고 덧붙였다.
농담에서 시작된 가짜 정당이 한 나라의 교육부 장관을 끌어내렸다. 인도 Z세대가 주축이 돼 결성한 ‘바퀴벌레국민당(CJP)’의 시위가 만들어낸 성과다. 장난으로 치부되던 풍자는 이제 기성 정치의 문법을 흔들고 제도권 정치에까지 진출하며 기존 정치에 실망한 이들에게 새로운 정치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수리야 칸트 인도 대법원장이 취업하지 못한 청년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발언이 알려진 뒤 결성된 CJP는 의과대학 입학 자격시험(NEET) 문제 유출 사태에 항의하는 현장 시위를 전국적으로 벌였다. 그 결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핵심 측근으로 꼽혀온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장관이 지난달 25일 사임했다. 뿐만 아니라 모디 정부는 NEET 유출과 관련해 자살한 수험생 유족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고, 시험 및 교육 시스템 전반에 걸친 개혁을 논의하겠다고 밝히는 등 CJP의 요구를 대대적으로 수용했다.
CJP와 같은 풍자에 기반한 가짜 정당이 인도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이처럼 유머와 풍자를 활용해 기성 정치권을 비판하기 위해 정당 형태를 띠고 활동하는 사회 운동 단체를 ‘농담 정당(Joke Party)’ 혹은 ‘풍자 정당(Satirical Party)’이라고 한다. 이러한 풍자 정당은 대다수가 빠르게 사라지거나 정책적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만큼의 파급력을 가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선거에 출마해 실제 의석을 차지하거나 공약이 일부 채택되는 등 제도권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늘어나며 기성 정치의 대안적 흐름으로 부상하고 있다.
풍자 정당의 역사는 20세기 초 동유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체코 작가 야로슬라프 하셰크는 1911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온건한 진보당’을 만들어 체코가 독립하기 전 속했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정치인들의 보수적 성향을 풍자했다. 프라하의 지방 선거에 출마한 이 풍자 정당은 공약으로 노예제도 부활, 청소부 국유화, 알코올 중독 의무화 등을 내세웠다.
1970~1980년대 유럽에서는 68혁명 이후 반문화 운동과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기반으로 여러 풍자정당이 생겨났다. 1983년 만들어진 영국의 ‘공식 괴물 미치광이 괴짜당(Official Monster Raving Loony Party)’이 대표적인 예시다. 이 정당이 제시한 반려동물 여권 제도 등은 실제 정책에 반영되기도 했다. 1990년대에는 러시아, 폴란드,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등에서는 맥주와 관련된 이름과 공약을 내세운 ‘맥주 정당’이 등장했다. 폴란드의 ‘폴란드 맥주 애호가당(PPPP)’은 1991년 총선에서 16석을 확보한 바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풍자 정당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8년 세계 경제 위기가 닥치고 기존 정치 시스템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반기득권 성향의 풍자 정당이 지지를 얻게 된 것이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풍자 정당이 실제 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독일의 ‘디 파르타이(Die PARTEI)’가 대표적이다. 이 정당은 201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처음으로 1석을 확보했으며 2024년 선거에서도 2석을 차지해 지금까지 의석을 유지하고 있다. ‘디 파르타이’라는 이름은 독일어로 ‘그 정당’이라는 뜻으로, 풍자 월간지 ‘타이태닉’의 편집진이 기성 정치를 비판하기 위해 설립했다. 디 파르타이는 기후 위기와 난민 문제 등 여러 사회 문제를 풍자를 통해 다뤄왔다. 또한 극우 정당 독일대안당(AfD)과 관련한 페이스북 그룹 수십개를 해킹해 “이슬람에 대한 혐오 발언을 할 때는 메카를 향해 말하라”는 영상을 게시하는 등 AfD의 반이슬람 정책을 비판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아이슬란드 유명 코미디언 욘 그나르가 창당한 ‘베스트당’은 2010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수도 레이캬비크 선거구 15석 중 6석을 차지해 제1당이 됐다. 베스트당은 ‘레이캬비크 동물원에 북극곰 데려오기’ ‘시내 모든 수영장에 수건 무료 제공’ 등의 공약을 내세우며 기존 정치권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최근 풍자 정당이 실제 제도권 정치에 진출해 지역 정치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며 생활 밀착형 정책을 펼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헝가리의 ‘두 개의 꼬리를 가진 강아지당(MKKP)’은 2024년 부다페스트 12구 구청장 당선자를 배출했다. 이 정당은 당국의 허가 없이 벤치의 색을 다시 칠하거나 보도블록을 개보수하는 ‘도시 게릴라 활동’을 하는 등 지역 사회에서 커뮤니티 활동을 진행하는 것으로 주목받았다.
CJP는 소셜미디어를 매개로 풍자 정당이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11일 기준 CJP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는 2644만명으로 현재 인도 집권당인 인도인민당(BJP)의 팔로워 968만명보다 2배 이상 많다.
CJP 지지자들은 시위 현장 영상을 직접 찍고 만들어 공유하는 등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들이 만든 영상에도 정부를 향한 풍자가 녹아 있다. 시위에서 경찰이 곤봉을 동원해 강경 진압하자, 이 같은 당국의 폭력에 대비해 옷 속에 솜을 채워 넣는 과정을 담은 ‘겟 레디 위드 미’(나와 함께 준비해요) 영상을 찍어 올리는 식이다.
풍자 정당은 전통적인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이들은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공약을 내세우거나 도발적인 단어들을 사용해 기존 정치권을 비꼬는 등 장난스러운 방식을 취하지만, 오히려 엄숙한 메시지보다 가벼운 유머가 공감을 얻고 반향을 일으키면서 정치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치 참여가 유권자에게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기존 정치권과 다른 문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풍자 정당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요지트 팔 미시간대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정부의 하향식 메시지 전달 방식이 이제는 진정성을 우선시하는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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