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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절로미식회]담백한 콩국과 고소한 잣이 만나…‘시원한 보양식’ 한 그릇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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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링3
2026-08-12 10:34 7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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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면 사람들은 원기를 보충할 음식을 찾는다. 뜨거운 삼계탕이나 보양식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사찰의 여름 밥상은 조금 다르다. 고기 대신 콩을 삶고, 잣 한 줌을 더해 국물을 낸다. 담백하지만 속은 든든하고, 차갑지만 속을 편안하게 하는 한 그릇. 사찰의 여름 보양식 ‘잣콩국수’다.
콩은 오래전부터 사찰의 중요한 단백질원이었다. 육식하지 않는 승가에서 콩은 두부와 장, 비지와 콩국으로 모습을 바꿔가며 밥상을 지탱했다. 콩은 우리네 식탁에서도 빠질 수 없는 곡물이다. <동의보감>에는 콩이 “오장을 이롭게 하고 기운을 북돋우는 곡식”으로 기록됐다. 특히 여름 식탁에 꼭 올랐다. 조선 후기 농서 <임원경제지>에도 여름철 콩을 갈아 국으로 만들어 먹는 방법이 소개됐다. 오늘날 콩국수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이다.
콩국은 원래 정성이 많이 담긴 음식이다. 잘 삶은 콩을 맷돌에 갈고, 체에 여러 번 내려 고운 국물을 만든 뒤 국수나 밥에 부어 먹었다. 냉장고도 믹서기도 없던 시절, 한 그릇의 콩국에는 손이 몇번이나 더 갔다. 그래서 여름 콩국은 단순한 계절 음식이 아니라 정성을 먹는 음식이었다.
이번 ‘절로미식회’는 김천 송학사 주지 주호 스님이 소개하는 잣콩국수다. 얼핏 평범한 콩국수처럼 보이지만 여기에 잣을 조금 더한다. 많이 넣지 않는다. 한 그릇에 몇알 남짓. 그러나 그 작은 차이가 국물의 결을 완전히 바꾼다. 콩 특유의 풋내를 부드럽게 감싸고 은은한 고소함을 준다. 주호 스님은 “콩은 승가에서 가장 중요한 단백질 식품”이라며 “잣이 더해지면 풍미가 훨씬 깊어진다”고 말했다.
잣은 예부터 귀한 식재료였다. <규합총서>와 <음식디미방> 같은 조선시대 조리서에도 죽이나 국물 음식의 풍미를 더하는 재료로 자주 등장한다. 지방이 풍부해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면서도 향이 강하지 않아 다른 재료의 맛을 해치지 않는다. 조선시대 궁중 음식과 반가 음식에는 죽이나 탕, 국물 요리에 잣을 띄웠다. 사찰에서도 계절 음식에 조금씩 넣어 맛의 균형을 맞췄다. 잣은 많이 넣는 것이 아니라 적은 양으로도 음식 전체의 품격을 높이는 재료였다. 주호 스님은 “잣이 비싸서 부담스럽다면 땅콩버터를 조금 넣어도 고소한 풍미가 살아난다”며 “시대와 상황에 맞게 레시피를 변화시켜도 좋다”고 했다.
잣콩국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콩을 삶고 식히는 과정이다. 콩국수를 잘못 만들면 생기는 ‘메주 냄새’는 대부분 콩을 너무 오래 삶거나 삶은 뒤 뜨거운 물에 그대로 식히면서 생긴다. 주호 스님은 “콩은 충분히 불리되 너무 오래 삶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콩이 우르르 끓기 시작하면 뚜껑을 열고 10분 정도만 삶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어 “콩이 익으면 바로 찬물에 식혀야 특유의 비린내가 줄고 깔끔한 단맛과 고소한 향이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예전에는 삶은 콩을 맷돌에 갈아 다시 면보로 여러 번 짜야 했다. 그래서 콩국 한 그릇에도 품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요즘은 성능 좋은 믹서기 덕분에 콩을 통째로 곱게 갈아 모두 먹을 수 있다. 주호 스님은 웃으며 “예전에는 손이 많이 가던 음식이 이제는 훨씬 간편해졌지만, 가끔은 면보에 걸러낸 보드라운 옛 콩국 맛이 그립기도 하다”고 했다.
사찰에서는 차가운 음식에도 균형을 고려한다. 콩은 성질이 비교적 서늘한 식재료라 두부에 간장을 곁들이거나 김치 국물을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잣콩국수 역시 그런 지혜에서 나온 음식이다. 잣 덕분에 한층 부드러워지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 담백한 국물은 여름 더위에 지친 속을 편안하게 달랜다.
예부터 절에서는 국수를 ‘승소(僧笑)’라고도 불렀다. 귀한 별식이 나오는 날이면 스님들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는 뜻이다. 잣콩국수 역시 그런 음식이다. 화려한 보양식은 아니지만, 한 줌의 콩과 몇알의 잣으로 한여름 기운을 보태고, 몸의 균형을 살피는 절집의 지혜가 담겨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종반에 접어들었다. 이번주 호남과 서울·경기를 끝으로 권역별 순회경선을 마친 뒤 오는 17일 전국당원대회에서 순회경선 결과와 여론조사 결과(30%)를 합산해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지금까지 진행된 충청권, 부산·울산·경남, 제주·인천, 강원·대구·경북 순회경선에선 당대표 후보 누적 득표율 1위인 김민석 의원이 정청래 의원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민주당 권리당원의 약 75%(155만명)가 몰려 있는 호남과 서울·경기 순회경선이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대는 이재명 정부 2기 집권여당 지도부를 뽑는 자리다. 그 결과에 따라 여권의 역학과 국정운영이 달라질 것이다. 수사·기소를 완전히 분리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서 보듯 국회 과반 의석을 점한 민주당은 민생·개혁 입법 칼자루를 쥐고 있다. 이 당을 누가, 어떻게 끌어가느냐는 건 국가공동체의 미래와 시민들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한다. 부동산 문제와 청년실업 등 민생 현안도 한둘이 아니다. 현 집권세력은 내란 극복도 시민들로부터 위임받았다. 이런 엄중한 정치적·역사적 책무를 생각한다면 이재명 정부 집권 중반기의 청사진을 치열하게 모색하는 전당대회가 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책·비전 경쟁을 대체한 건 차기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사생결단식 계파갈등이다. 친이재명·반이재명 낙인찍기와 ‘파묘’식 행태가 난무할 뿐, 그래서 당을 어떻게 운영하고 당의 좌표를 어떻게 새롭게 잡겠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애당초 ‘내가 이 대통령과 가깝다’ ‘나도 이 대통령과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식의 언사가 선거판을 지배하는 것 자체가 민주정당에 어울리지 않는 퇴행이요, 그것 말고는 딱히 내세울 만한 노선 차이가 없다는 방증이다. 여기에는 후보들에 대한 호불호를 감추지 않은 이 대통령 탓도 크다고 본다. 김민석 후보는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신천지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정청래 후보는 이를 해당행위로 규명하며 징계하겠다고 한다. 이런 식이니 누가 당대표가 되건 당이 깨지는 건 아닌지 우려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 전대는 일상을 살아가는 국민들 관심사와도 동떨어져 있다. 예컨대 민주당 후보들은 수십년 전 친노무현·반노무현·노사모 얘기로 치고받는다. 그때는 태어나지도 않았고 지금은 취업 걱정이 태산인 20대라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민주당 후보들은 남은 기간에라도 민생과 개혁의 해법을 중심에 놓고 경쟁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여당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고 6·3 지방선거 이후 싸늘해진 민심도 돌려세울 수 있다. 무엇보다 그렇게 해야 전당대회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할 집권여당이 당 내부에서부터 두 쪽이 나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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