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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이혼전문변호사 “그 시대엔 다 그랬다?”…하영 증조부 친일 논란이 소환한 ‘의사’ 독립운동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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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링3
2026-08-13 20:37 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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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이혼전문변호사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를 둘러싼 친일 논란이 단순한 연예계 집안 논란을 넘어 역사 인식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안상호가 일제강점기 친일 성격의 단체에서 활동한 기록과 조선총독부 기관지에 실린 행적이 잇따라 확인된 가운데, 한 역사학자는 “구체적인 친일 부역 행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단체 가입만으로 친일파라고 규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반박했다.
논란은 지난 7일 하영이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가족사를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하영은 증조부가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한 뒤 한양에서 서양의학을 진료한 의사였으며 고종 황제를 진료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증조부가 안상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제강점기 행적이 재조명됐다.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도쿄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인 최초로 일본 의사 자격을 취득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귀국 후 서울에서 병원을 개업했고 고종을 진료한 이력도 있다. 의학사 측면에서는 근대 의료의 선구자로 평가받을 만한 경력이지만, 일제강점기 후반의 행적을 놓고는 다른 평가가 나온다.
우선 안상호는 1916년 결성된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정친목회는 당시 조선인 상류층과 실업인들이 참여한 단체로, 이완용 등이 관여했으며 조선총독부의 ‘내선융화’ 정책과 맞닿아 있던 친일 성격의 단체로 평가된다. 하영 측 소속사 역시 처음에는 안상호의 친일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했다가 관련 자료를 확인한 뒤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안상호의 가족사는 조선총독부의 식민지 선전에도 활용됐다. 1918년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는 일본인 여성과 결혼한 안상호의 가정을 ‘일선동체’의 모범적인 사례처럼 소개한 기사가 실렸다. 최근 공개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일본과 조선이 하나가 된 모습을 보여주는 가정이라는 취지로 안상호 가족을 치켜세웠다.
안양에 남아 있는 송덕비도 논란의 한복판에 있다. 안상호 소유 토지의 소작인들이 세운 것으로 알려진 ‘안상호 전의 송덕비’는 경기도 친일문화잔재 아카이브에 ‘친일 시설’로 분류돼 있다. 해당 송덕비는 안상호가 사망할 무렵인 1928년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도 소개됐다.
하지만 안상호는 현재 정부가 공식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이나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은 아니다. 역사학자 심용환 심용환역사N교육연구소 소장은 논란에 제동을 걸었다. 심 소장은 안상호가 당시 엘리트였고 대정친목회 등 친일 인사들이 많이 참여한 단체에 소속됐으며 일본의 식민 통치 홍보에 가족이 활용된 점을 들어 “만년에 존경받을 인물은 아니다”라고 평가하면서도, “명확한 친일 부역 행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특정 단체에 가입했다는 사실만으로 친일파라고 규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심 소장은 안상호가 고종의 주치의였다는 이유만으로 고종 독살설과 친일 행적을 연결하는 것 역시 경계했다. 고종 독살설은 3·1운동의 분위기에 영향을 준 당대의 의혹이지만, 역사적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제국의 위안부> 저자인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도 안상호가 대한제국이 양성한 의학 인재였다는 점을 들어, 그의 의료 활동이나 이완용 치료를 곧바로 친일 행위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엘리트 상당수가 식민지 체제 안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던 만큼, 안상호 역시 개인의 친일 의지라기보다 당시 사회의 ‘구조적 친일’이라는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정말 당시의 조선인 엘리트라면 식민지 현실에서 일본에 협력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을까. 적어도 의사라는 같은 직업군을 놓고 보면 그렇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필순(1878~1919)이다. 한국 최초의 면허 의사 가운데 한 명인 김필순은 세브란스에서 의사로 활동하면서 독립운동에 참여했고, 1911년 중국으로 망명한 뒤에는 만주에서 독립운동가들의 주치의로 활동했다. 병원 수입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국가유산·역사 자료에서도 그는 ‘만주에서 독립운동가 주치의로 활동하며 독립군을 치료하고 병원 수입을 군자금으로 기부한 의사·독립운동가’로 소개됐다.
세브란스의학교 출신 이태준(1883~1921)도 비슷하다. 그는 몽골에서 근대 의술을 펼쳐 현지인들을 치료했고 몽골 국왕의 어의로까지 인정받았지만, 동시에 독립운동에 참여하고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다. 국가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에 따르면 몽골 국왕은 1919년 이태준에게 국가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박서양(1885~1940) 역시 제중원의학교를 졸업한 의사로 의료 활동과 독립운동을 함께했다. 백정의 아들이었던 그는 신분제의 벽을 넘어 의사가 된 뒤 만주로 건너가 병원을 세우고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그는 2008년 건국포장을 받은 독립유공자이기도 하다.
이들은 모두 식민지 조선에서 근대 교육을 받고 전문직에 진입한 지식인이었다. 일본과 서구의 근대 의학을 접했고, 당시 사회에서 상당한 사회적 자산을 가진 엘리트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이 선택한 길은 달랐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전문성과 재산을 이용해 식민지 체제에 편입됐고, 다른 이들은 안정된 삶과 경력을 뒤로하고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래서 ‘그 시대 엘리트라면 어쩔 수 없이 구조적으로 친일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만으로는 모든 행적을 설명하기 어렵다. 식민지라는 거대한 구조가 개인의 선택을 강하게 제약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안에서도 협력과 저항, 침묵과 망명, 개인의 성공과 공동체를 위한 희생이라는 서로 다른 선택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33) 측이 온라인에서 제기된 증조부의 친일 행적 의혹이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하루 만에 번복하고 사과했다.
하영의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11일 공식 입장을 내고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해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영은 지난 7일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증조할아버지는 양의학을 일본에서 배워오시고 한국에서 개원하신 첫 의사셨다고 들었다”며 “할아버지, 아빠, 언니도 의사”라고 4대째 의사 집안인 사실을 공개했다.
하영은 증조부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방송 후 증조부가 일제강점기에 의사로 활동한 안상호로 알려지면서 그의 행적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제기됐다.
안상호의 친일 의혹의 근거로 거론되는 대표적인 기록은 대정친목회 활동이다. 그는 1916년 창립 당시 21명의 평의원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 단체를 ‘친일 단체’로 설명하고 있다. ​대정친목회는 ‘내선융화’를 내세워 조선총독부의 시책에 협조했으며, 1921년 조직 개편 때 이완용 등이 고문으로 선출됐다. 다만 안상호는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에는 등재돼 있지 않다.
소속사는 “하영은 질문에 응하는 과정에서, 집안의 4대 의료가업 이력을 언급한 바 있다”며 “이로 인해 의도치 않게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배우 본인은 마음이 매우 무거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 사실과 한 인물의 이력을 대중에 전하는 일에 얼마나 신중한 검증이 필요한지 이번 일을 통해 깊이 깨달았다”며 “하영 역시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확산하면서 하영이 출연한 <옥탑방의 문제아들> 해당 회차의 다시보기 서비스가 중단됐고, 오는 14일 예정됐던 넷플릭스 ‘이런 엿같은 사랑’의 하영·정해인 인터뷰도 취소됐다.
하영은 2019년 KBS 2TV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로 데뷔해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월간남친>, <참교육> 등에 출연했다. 정해인과 함께 지난 7일 공개된 넷플릭스 <이런 엿같은 사랑> 주연을 맡았고, 내년 SBS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 공개를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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