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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가입현금지원 중국, EU산 화학제품 반덤핑 조사…유럽판 ‘슈퍼 301조’ 도입 움직임에 경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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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링3
2026-10-07 02:54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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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가입현금지원 중국이 유럽연합(EU)산 화학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과 EU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협상을 앞두고 조사 착수를 공식화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EU가 중국을 겨냥한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자 ‘단호한 대응’을 언급하며 반발했다.
지난 3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염료와 의약품 등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인 파라니트로톨루엔의 EU산 수입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상무부는 이번 조사가 중국 파라니트로톨루엔 생산업체의 제소로 시작됐으며, EU산 제품이 덤핑 가격으로 수입돼 중국 생산업체에 피해를 입혔다는 예비 증거를 근거로 삼았다고 밝혔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2022~2025년 EU산 파라니트로톨루엔의 가격이 누적 60% 하락했다. 조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의 덤핑 행위를 대상으로 하며, 내년 10월 종료될 예정이다.
이 같은 반덤핑 조사 착수 사실은 미묘한 시점에 공개됐다. 최근 이어진 중국과 EU 간 통상 압박의 흐름을 감안하면 맞대응 성격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29일 대변인 명의로 EU의 중국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한 성명을 내고 “전형적으로 보호주의적이고 일방주의적인 조치들이며, 문제 해결에 실패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낳아 중국-EU 무역과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을 저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양측 간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자면서도 “중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시행하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의회 외교위원회는 오는 10일 ‘중국의 경제 무기화 조치에 대응하고 원자재, 의약품, 배터리, 전기 자동차, 정보통신기술, 반도체 및 기타 전략 물자에 초점을 맞춘 위험 완화 전략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킬 전망이다. 일부 회원국에서는 미국의 무역법 301조와 유사한 강력한 독자 조사·보복 기구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측은 오는 8~9일 베이징을 찾는 EU 당국자들과 무역 갈등 완화를 위한 고위급 통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눈이 팡팡 내리던 1948년의 어느 겨울날, 열세 살 소녀 김복순은 한밤중에 잠자리에서 불려 나왔다. 그해 겨울에는 종종 있는 일이었다.
졸린 눈을 천천히 뜨면 집안 풍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마을 구장(이장)인 아버지가 순경 너다섯 명과 마주앉아 있었다. 순찰 돌다 배고프다며 다짜고짜 찾아온 순경들이었다. 아버지 김성홍 구장은 김복순에게 밥상을 내오라고 시켰다. 언니들은 시집가고 오빠는 공부하러 나가서, 집안 잡일은 여섯째 김복순의 몫이었다.
자정이 가까운 겨울밤이었다. 김복순은 한밤의 눈바람을 맞으며 텃밭으로 걸어갔다. 박토(薄土)인 제주에서도 그가 사는 신흥1구(현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1리)는 특히 척박한 편이었다. 텃밭에 쪼그려 앉아 컴컴한 흙을 손가락으로 박박 긁으면 곱대산이(풋마늘) 같은 채소 몇 개가 겨우 걸려 나왔다. 흙을 탁탁 털어 반찬을 만들고 국을 끓이고, 자리젓 몇 점 올려 내놓은 밥상을 순경들은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아이고, 밥 먹으난 살아지켜”
“고맙수다!”
눈이 뜨인 순경들은 다시 순찰을 나갔다. 김복순은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어느 때고 세 명이 와도 밥해주고, 둘이 와도 밥해주고” 했지만, 순경들은 아무리 봐도 두렵기만 했다.
무서운 겨울이었다. 섬 곳곳에서 사람들이 허구한 날 죽어나갔다. 해방 이후 좌우익의 이념 갈등이 폭발해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당한 4·3사건의 한복판이었다. 그때를 직접 겪은 제주 노인들은 그 일을 ‘시국’이라고 부른다. 그들에게 시국이라면 그 사건뿐이다. 잊을 수도, 다른 일과 비교할 수도 없는.
김복순이 곱대산이를 줍던 그 겨울은 시국이 가장 포악하게 폭주하던 때였다. 그해 10월17일 제주 주둔 국방경비대 9연대가 내린 소개령(疏開令: 주민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는 명령) 때문이었다.
이듬해 봄까지 이어진 ‘초토화작전’의 시작이었다. 학살의 고삐가 풀렸다. 군경과 서북청년단 같은 우익 청년단체들이 중산간 마을을 들쑤시며 집들을 태우고 민간인을 죽였다. 똑똑해 보여서, 대답을 제대로 못 해서, 젊어서, 늙어서,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잘 걷지 못해서, 사라진 가족 대신에, 마구 죽였다.
토벌대의 주축인 9연대 군인들이 학살에 특히 앞장섰다. 당시 미군 비밀보고서는 대전의 2연대와 임무 교대를 앞둔 9연대가 “수준 높은 작전을 펼치려는 욕망과 (여순사건을 진압한) 제2연대의 업적에 부응하려는 욕망”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떠나기 전 최대한 전과를 올리기 위해 학살에 열중했다는 의미다. 제주4·3평화재단은 추가진상조사 결과 4·3사건 희생자 1만4442명(2020년 인정 기준)의 67.2%가 초토화작전 때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사망자의 78.7%는 토벌대에게 목숨을 잃었다. 토벌대가 지나간 밤에 내려오는 ‘산 사람(남조선노동당 무장대)’도 공포의 대상이었다.
김복순은 토벌대가 소에 짐을 싣는 두꺼운 끈으로 청년들의 손목을 묶어 연행해가는 모습을 봤다. 토벌대는 서귀포 천지연 근처까지 청년들을 끌고 가 차례대로 해안 절벽에 세웠다. 탕 소리가 나고, 풍덩 소리가 났다. 다시 탕 소리가 나고 풍덩 소리가 났다. 끌려간 청년들이 다 죽었다. 토벌대는 ‘쌀 한 되라도 무장대에 준 적 있는 사람은 자수하면 살려주겠다’고 속여서 30여명을 데려가기도 했다. 그들은 돌아오지 못했다.
김복순은 윗마을 수망리에 불이 붙어 타오르는 모습도 봤다. 쫓겨난 사람들은 도로변에 움막을 짓고 살았다. 사람들이 칼을 단 죽창으로 다른 사람을 찔러 죽였다. 밤이 되면 시커먼 한라산 어둠 속에서 무장대가 나타날까 두려웠다. 아버지의 전임 구장을 죽인 게 그들이었다. 김복순과 주민들은 돌을 주워다 성담(담벼락)을 쌓고 돌아가며 보초를 섰다. 겨울밤 추위에 이가 덜덜 떨렸다. 무서운 순경들은 오늘 밤도 밥을 얻어먹으러 올 것이었다.
◆ ◆ ◆
김복순이 밭일을 하고 밥을 지을 때, 아버지 김성홍 구장은 밤낮으로 남원읍 경찰지서(지역 경찰 관서, 현재의 파출소)에 불려 다녔다.
신흥1구 150여가구를 대표하는 구장의 가슴팍에 경찰은 총부리를 들이댔다. 경찰은 마을 사람들의 성향은 무엇인지, 도망친 사람들은 어디로 가 숨어 있는지 물었다. 아버지는 입을 열었다.
“모르쿠다.” 경찰이 무엇을 물어도 아버지는 똑같이 대답했다. 때리고 고문해도, 살살 구슬려도, 총으로 쏴 죽이겠다고 협박해도 마찬가지였다. 실수로 뱉은 말 한마디에도 사람이 죽고 마을이 불타 없어지던 시절이었다. 마을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면 얼마든지 일자무식 촌로가 되겠다고 아버지는 생각했을까. 그는 처리해야 할 공문도 ‘아무것도 모른다’며 내버려두곤 했다.
초토화작전이 끝난 뒤에도 시국은 몇 년 동안 이어졌다. 아버지도 몇 번이고 경찰에 불려갔다. 그때도 아버지는 “모르켜” “모르쿠다”만 반복했다. 아버지에게는 어느새 ‘몰라 구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김복순은 경찰이 그 별명을 붙였다고 기억한다.
“이 하르방은 암만 죽이켄 해도 말을 안 하난, 모르켜만 하난, 몰라 구장이라고 해불자.” (이 할아버지는 아무리 죽인다고 해도 말을 안 하고 모르겠다고만 하니까, 몰라 구장이라고 해버리자.)
경찰이 홧김에 붙인 그 별명을 마을 사람들은 존경을 담아 불렀다. 학식이 깊기로 유명했던 그가 정말 아무것도 모를 리 없다는 걸 마을 사람들은 알았다. 몰라 구장이 매질과 협박을 견디며 몰라 몰라, 잡아뗄 때마다 죽을 뻔했던 마을 사람의 목숨이 살았다.
학살의 광풍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한 유지와 공직자의 이야기가 제주에서는 종종 전해 내려온다. 문형순 전 성산포경찰서장이 가장 유명하다. 4·3사건 당시 서북청년단의 위협으로부터 마을 주민 100여명을 보호하고, 한국전쟁 때는 국민보도연맹원들을 학살하라는 상부 지시를 ‘부당하므로 불이행’한다며 거부했다. 1949년 몰라 구장네 마을에 경찰 파견대장으로 부임한 장성순 경사도 “지난 일은 불문에 부치겠다”며 많은 이들을 살렸다.
한림면(현 제주시 한림읍) 옹포리에 살던 임씨도 그런 유지였다. 1948년 11월, 토벌대의 소개령으로 중산간 금악리 사람들이 해안가 옹포리에 내려오던 때였다. 아버지와 함께 온 23살 청년 홍병익은 유독 불안해하고 있었다. 동네 청년들과 야학 공부를 했던 그의 형은 산에서 내려오던 길에 행방불명됐다. 경찰은 형이 남로당을 따라 ‘입산’했다고 의심하며 홍병익을 압박했다. 형을 데려오지 않으면 대신 죽이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자 그는 바다 건너 작은 섬 비양도로 숨었다.
토벌대가 잠드는 밤마다 쪽배를 타고 몰래 바다를 건너와 보리밥을 얻어가던 홍병익을 임씨는 걱정했다. 난폭한 겨울 바다가 청년을 삼키기 전에 임씨는 그를 살려주겠다며 머슴으로 들여 보호했다. 경찰이 세 번이나 찾아왔지만, 임씨는 그때마다 닭을 잡아 술상을 내주며 순경을 구슬려 돌려보냈다.
임씨 같은 옹포리 유지들은 적극적으로 마을 사람들을 보호했다. 토벌대도 무장대도 마을을 쉽게 휘젓고 다니지 못했다. 척박한 바위투성이 땅에 조상 대대로 흙을 부어 기어코 밭을 만든 옹포 사람들다웠다. 옹포리는 4·3사건 희생자가 거의 없는 몇 안 되는 마을이다.
◆ ◆ ◆
마을 유지쯤 돼야만 사람을 살릴 수 있던 건 아니었다. 평범한 촌사람들이 연좌제의 공포 속에서도 다른 이들을 품는 일도 종종 일어났다.
예로부터 선비가 많아 ‘예촌’이라 불리던 조용한 중산간 마을 신례1구(현 남원읍 신례1리), 자치기를 좋아하던 10살 산골 소년 정수현에게도 시국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 봄날, 학교 가는 길에 하얗게 핀 때죽나무꽃 아래를 지나며 아이들은 집에서 들은 소문을 수군거렸다. 어느 마을에 습격이 들어 난리가 났고, 누가 죽었다고….
학교 교장 관사에 경찰관이 경비를 서러 왔다. ‘튀라’는 선생님들의 명령에 수업을 듣다가도 학교 과수원으로 도망쳐 숨었다. 어느 가을날엔 군인들이 목장에서 목초를 베던 남자 어른들을 전부 경찰서로 끌고 가 3일 동안 붙잡아두기도 했다. 그리고 겨울, 신례1구에서도 비극이 시작됐다.
다른 마을보다 조금 늦은 1948년 12월12일 신례1구에도 소개령이 내려졌다. 사람들은 가지고 있던 보리를 전부 갈아 챙기고, 무장대가 집을 쓸 수 없게 하라는 토벌대의 명령에 초가지붕도 전부 들어냈다. 이삿짐을 꾸리는 주민들에게 죽창을 든 우익 학생단체 중학생들이 다가왔다. 학생들은 주민들 중 몇을 콕 집어 끌고 갔다. 정수현의 숙부도 대상 중 하나였는데 자리에 없었다. 그러자 학생들은 숙모를 대신 끌고 갔다.
“뭣도 모르고 덜덜 떨면서” 정수현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해안가를 향해 걸었다. 고향을 등진 길은 걸어도 걸어도 멀었다. 내려오다가 밤이 깊어져 길 옆에서 잠을 청해야 했다. 다음 날 아침, 어느 잔디밭에서 주민들을 기다리던 토벌대는 청년들을 따로 모아 앉혔다. 토벌대는 어떤 명단을 읽어내려갔다. 불려 나온 10여명의 마을 사람들을 몽둥이로 때렸다. “참 비참한 울음소리”가 났다고, 정수현은 아직도 기억한다. 토벌대는 그들을 끌고 가 총살하거나 경찰에 넘겼다.
주민들은 벌벌 떨며 해안가 마을 신례2구에 도착했다. 당시 신례2구는 50여 가구가 살던 작은 마을이었다. 반면 오래된 마을인 신례1구는 200여가구에 달했다. 마을 주민보다 훨씬 많은 피난민이었지만, 신례2구 주민들은 문을 활짝 열어줬다. 집마다 여러 가족이 들어가 함께 살았다. 정수현의 가족도 할아버지 때부터 알고 지내던 집의 곳간을 빌릴 수 있었다. 외양간에도 한 가족이, 부엌에도 한 가족이, 작은방에도 한 가족이 살았다.
찾아갈 집 없는 이들이 맨땅에 움막을 지어 살아도 땅 주인들은 눈감아줬다. 초토화작전이 끝나고 봄이 올 때까지 두 마을의 공생은 이어졌다. “주인네가 우릴 대하는 태도가 조금도 괄시하는 게 없었어요. 그분들이 불편함이 없었겠습니까? 전혀 내색하지 않고…. 그땐 살아만 있어도 다행이었어요.” 정수현이 기억하는 그해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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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이 지나갔다. 시간은 쌓이고 쌓여 지층을 이뤘다. 4·3을 입에 올릴 수 없었던 반공의 시대도 흘러갔다. 연좌제가 사라지고, 4·3특별법이 생겼다. 수십 년 참고 참은 한(恨)들이 세상을 향해 터져 나왔다. 대통령이 제주를 찾아 국가가 저지른 폭력을 사과했다. 기억은 역사가 됐다.
2005년 3월26일, 신례1리 마을회관에 신례1리와 2리 어르신 40여명이 모였다. 백발의 노인이 된 정수현도 그 자리에 있었다. 어린 시절 그와 가족을 받아 준 오씨 할머니에게 음식을 집어 드렸다. 얼굴만 달리한 같은 사연들이 테이블마다 술잔을 돌리고, 밥을 나누며 회포를 풀었다. 산골 소년이던 정수현은 제주에서 알아주는 수필가로 성장했다. 도의회 사무처장을 지내는 등 공직에서도 활동했지만, 틈날 때마다 수필과 시를 통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남겼다.
임씨 덕에 목숨을 건진 홍병익은 4·3이 끝난 뒤에도 고향 금악리로 돌아가지 않고 옹포리에 남았다. 딱딱한 현무암 바위를 깨고 쪼개어 마을을 지키는 밭담(제주 전통 돌담)을 만드는 장인이 됐다. 임씨 이야기를 듣고 자란 아들 홍창부는 아버지를 품어 준 마을 이장도 지냈다. “감사한 일이죠. 잘못하면 연루될 수 있는데 그 분(임씨)도 목숨을 건 거잖아요. 총칼 앞에 나는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그런 용기가 필요한 시대죠.” 4·3희생자유족회 중책도 맡은 그는 틈날 때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4·3 교육 봉사를 나간다.
‘몰라 구장’ 덕에 목숨을 건진 신흥리 사람들은 시국이 지나간 뒤 김성홍 구장을 찾아와 몇 번이고 감사를 전했다. 고문 후유증에 힘들어하면서도 매일 신문을 읽을 정도로 똑똑했던 아버지는 1982년 세상을 떠났다. 그는 40년이 넘게 지난 올해 2월 4·3 희생자로 공식 인정됐다.
아버지와 함께 지켜낸 마을에서 김복순은 아흔을 넘겨 살고 있다. 젊은 날에는 “물질(해녀의 어업)도 1등, 바농질(바느질)도 1등”이었다. 시국이 끝나갈 때쯤 시작한 물질에 소질이 있었다. 금방 해녀 중 가장 높은 계급인 ‘상군’ 해녀가 됐다. 가장 깊이, 가장 오래 잠수했다가 살아 돌아올 줄 아는 해녀. 물질하면서 큰 밭도 일구고, 자녀도 키웠다.
가끔 지역 학생들이 4·3사건 증언을 들으러 찾아왔다. 빙 둘러앉은 아이들 앞에서 김복순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해 겨울 어두운 텃밭에서 곱대산이 캐던 열네 살의 김복순이, ‘몰라 구장’ 아버지를 도와 마을을 지키던 작은딸이, 깊고 긴 시간을 거슬러 올라 목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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