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좋아요 구매 [김재인의 피지컬 vs 디지털]우리의 읽기 근육에 근손실이 오고 있다
2026-08-1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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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좋아요 구매 ‘인공지능(AI)이 잘 요약해주는데 직접 읽어야 하나요?’ ‘AI가 잘 번역해주는데 외국어를 굳이 배울 필요가 있나요?’ 최근에 많이 받는 두 가지 질문이다. 나는 다음과 같이 반문한다. “AI가 정확히 요약했는지 어떻게 알지요?” “AI가 잘못 번역했는지 가려낼 수 있나요?”
이런 문답 속에는 ‘읽기’가 인간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오해가 담겨 있다. 자신의 읽기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요약이나 번역에서 이상한 대목을 찾아내지 못한다. 필요할 때 원자료를 충분히 검증하지도 못한다. 원자료에 숨어 있는 중요한 통찰을 얻을 기회도 활용하지 못한다.
더욱이 읽기 활동은 그 자체로 읽기 근육을 성장시키는 운동이다. 읽기 실력에는 등급이 있다. 읽기 실력이 높을수록 같은 자료에서 더 깊이, 더 꼼꼼하게, 더 많이 얻는다. 같은 시간 동안 읽더라도 시간 대비 효율, 즉 ‘시성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읽기 근육은 읽으면 읽을수록 튼튼해지고, 읽지 않으면 물러진다.
생성형 AI가 등장하기 전부터도 사람들은 ‘읽기’를 점점 경시했으며, 사람들의 ‘읽기 실력’도 낮아져왔다. 이는 많은 증거로 뒷받침된다. ‘명징하게 직조해낸’ ‘심심한 사과’ ‘사흘’ ‘금일’ ‘중식’ 등 잊을 만하면 소환되는 논란을 다시 꺼내려는 건 아니다. 그간 이 논란은 ‘문해력(文解力)’과 연관돼 논의되었다. 문해력은 영어 리터러시(literacy)에 대응하는 말로, 영어와 한국어 용법 사이에 간극이 매우 큰 용어이다. 문제의 본질이 가려지게 된 원인이다.
리터러시는 라틴어 리테라(littera, 영어의 letter)에서 유래한 말로 ‘문자’를 구사하는 능력, 즉 ‘읽고 쓰는 능력’을 가리킨다. 따라서 우리말로 직역하면 ‘문자력’이다. 근래에는 ‘미디어 리터러시’ ‘금융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AI 리터러시’ 등 의미가 과잉 확대돼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 대신 ‘미디어 교육 강화’라고 쓰면 좋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도 일리가 있다.
리터러시의 번역어로는 ‘문식력(文識力)’ ‘문식성(文識性)’ ‘문해력’ 등이 경합하다가 최근에는 ‘문해력’으로 자리 잡았다.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를 살펴보면 2022년부터 학술논문에 사용된 빈도가 급증한 것으로 보아 아마도 2021년 EBS가 방송한 <당신의 문해력>이 용어가 정착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용례를 보면 ‘문해력’은 ‘독해력’ 혹은 더 좁게는 ‘어휘력’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앞서 소개한 ‘명징’ ‘심심한 사과’ ‘금일’ 등의 논란이 대체로 ‘문해력’의 문제로 다뤄졌지만, 실제로는 ‘어휘력’과 ‘독해력’을 둘러싼 논의일 뿐 ‘쓰는 능력’과 연관 짓는 논의는 별로 없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이런 점에서 리터러시를 ‘문해력’ 대신 ‘문자력’으로 옮기면 오해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번역어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해력’ 논란이 ‘문자력’의 위기를 은폐하는 방식으로 소비된다는 데 있다. ‘젊은 세대의 문해력이 떨어진다’거나 ‘어떤 세대건 익숙한 언어는 서로 다르다’는 수준에서만 논의가 맴돌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정작 문자력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는 간과되었다.
오늘날 읽기의 쇠락 점점 가속
언어는 입말인 구어와 글인 문어로 나뉜다. 구어는 듣기와 말하기로, 문어는 읽기와 쓰기로 세분된다. 듣기와 읽기는 ‘입력’ 및 ‘습득’과 관계된다. 즉, 외부의 정보와 기술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활동이다. 말하기와 쓰기는 ‘출력’ 및 ‘표현’ 활동으로, 이미 내 것이 된 것을 ‘우리 모두’의 것으로 만든다. 언어력은 이 네 가지 언어 구사 능력이다. 이 중 가장 먼저 위기에 처한 것은 읽기이다.
입말인 구어는 타고난 능력으로, 인간이라면 18개월쯤부터 누구나 자연스레 구사할 수 있다. 굳이 애써서 배우려고 하지 않아도 습득된다는 뜻이다. 반면, 문자는 약 5300년 전에 인류가 발명해낸 기술이다. 문자를 굳이 ‘기술’이라고 표현한 까닭은, 그것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힘겹게 애써 노력해야 겨우 획득할 수 있는 실력이기 때문이다. 5300여년은 진화에 따른 유전자 변화가 일어나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고, 따라서 문자는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익힐 수밖에 없다.
읽기를 소리 내어 발음하기로 오해하면 안 된다. 읽기는 서양의 전통적 분류에 따르면 ‘문법과 논리’, 즉 내용의 1차적 의미를 이해하면서 비판적으로 따지는 과정 전체를 지칭한다. 따라서 세밀하고 깊게 읽기 위한 지속적인 훈련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는 문학·역사·철학 등 길고 묵직한 문헌을 강독하면서 가장 잘 익힐 수 있다. 이런 읽기 훈련은 어렵고 귀찮으므로 꺼리게 되었고, 궁극적으로 읽기에 대한 오해와 경시를 낳았다.
문자의 역할은 일찍이 월터 옹의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에서도 강조된 바 있다. 구어는 개인의 기억과 발화되는 시간 동안의 소리에 갇힐 수밖에 없다. 반면 문자는 개인 바깥의 공동 공간에 누구나 볼 수 있게 펼쳐지며 매체가 지속하는 한 영속한다. 이처럼 개인의 뇌 바깥에 외화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문자는 객관적 분석, 비교, 비판, 성찰을 가능하게 했고 철학·역사학·과학·비평을 낳았다. 다만 문자의 힘이 유지되려면 문자력을 잃지 않으려는 개개인의 고된 노력도 거듭돼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읽기의 쇠락은 점점 가속하고 있다. ‘애틀랜틱’(2026년 8월호)에 수록된 로즈 호로위치의 “읽기 시대의 종말(The Age of Reading Is over)”은 이 문제에 대한 최신 보고이다. 이 보고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연령·성별·교육 수준을 막론하고 읽기 및 읽기 실력의 쇠퇴가 관찰되고 있다. 하버드대 인문사회과학 지원실의 마거릿 레닉스 부국장에 따르면, 미국 최고급 명문대 학생조차도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동영상이나 요약문이 아닌) 글을 읽도록 요구하는 것은, 더 어려운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도록 강요함으로써 학생들이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제멋대로 막는 것”이라고 인식한다. 발췌문이나 요약문이 지니고 있지 못한 원전의 깊이와 정교함을 모르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 이런 현상은 디지털 기기의 보급, 책 전체보다 짧은 발췌문을 선호하는 교육, 소셜미디어 및 쇼트폼 영상 소비,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점점 가속되었다.
읽지 않아도 된다는 발상은 잘못
읽기의 쇠락이 가져온 더 큰 부정적 함의는 정치·사회 영역에서 관찰된다. 호로위치는 도널드 트럼프를 미국 최초의 탈문자(postliterate) 대통령이라고 진단한다. 트럼프의 소통 방식은 구술 사회에 완벽하게 어울린다. 가령 한 게시물은 미국 군함이 레이저로 이란 항공기를 명중시키는 그림과 함께 “레이저: 빙, 빙, 끝!!!”이라는 문구만 담고 있다. 이것이 읽기가 사라진 시대의 소통 방식을 대표한다. 2024년 NBC 뉴스는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는데 신문을 읽는 응답자 사이에서 조 바이든이 트럼프를 49%포인트 앞섰다고 한다. 실제로 글이 소통의 중심에 있었다면,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읽기는 민주주의가 올바로 작동하기 위한 근간이며, 오늘날 전 세계적인 정치적 파행은 읽기의 쇠퇴가 가져온 결과 중 하나다.
오늘날 트럼프식 소통이 우리 삶을 온통 지배하고 있다. 가볍고도 변덕이 심하다. 길고, 무겁고, 복잡하고, 어려운 글을 천천히 음미하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다. 디지털화가 가속하면서 인간의 읽기는 약화했다. 더욱이 AI가 자료를 조사하고 요약하고 정리할 수 있다는 믿음과 함께 읽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 또한 확산했다. 그러나 이것은 틀렸다. 본격적인 읽기를 외면할수록 우리의 읽기 근육에는 근손실이 온다. 최소한 현상 유지를 위해서라도 읽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사실 읽기와 쓰기는 서로를 전제한다. 읽기의 이면에는 반드시 쓰기가 있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읽기보다 쓰기가 어렵다는 건 분명하다. 그래서 쓰기보다 먼저 읽기를 살폈다. 하지만 문자력에 쓰기가 포함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가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에 별도의 ‘인재·교육계정’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국세 세수가 늘면 지방재정교부금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현행 구조를 바꾸더라도 인재 양성 등 새로운 교육 수요에 필요한 재원을 미래대응기금에서 확보하려는 구상이다.
1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교육부와 기획예산처는 미래대응기금에 인재·교육계정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인재·교육계정은 초중등교육에 주로 쓰이는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달리 영유아교육과 고등·평생교육, 인공지능(AI) 교육, 첨단 분야 인재 양성 등 새로운 교육 수요에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기금 안에 인재·교육계정을 별도로 두면 교육·인재 양성 사업에 투입할 재원을 다른 분야와 구분해 관리할 수 있다.
인재·교육계정 신설 논의는 정부가 추진 중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과 맞물려 있다.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재원으로 시도교육청에 배분된다.
내국세 수입이 늘어나면 교부금도 자동으로 증가하는 구조다. 올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도 내국세 세입 전망이 상향 조정되면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4조7694억원 자동 증액됐다.
하지만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세수 증가에 따라 초중등 교육재정이 기계적으로 불어나는 현행 구조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내국세 연동 체계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며 현행 연동 구조를 유지하되 교부금이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초과 재원을 미래대응기금의 교육계정으로 넘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 내에서는 교부금을 내국세에 연동하지 않고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별도 계정 신설이 재정 운용의 경직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재정 칸막이를 만들수록 한쪽에서는 돈이 남고 한쪽에서는 돈이 모자라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43.3%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0일 나왔다. 이 대통령과 여당의 우군으로 여겨지던 2030세대 여성들의 지지율은 이보다 더 낮게 나타나 평균치를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층이 정부의 부동산·주식 시장 정책에 실망한 가운데,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가 안전 문제를 중시하는 2030 여성들의 실망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와 여당이 다양한 대책을 구상 중이지만 근본적으로 86세대 중심인 민주당이 변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리얼미터가 이날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18세 이상 25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6%포인트 떨어진 43.3%로 집계됐다. 7월 2주차 같은 조사 이후 4주 연속 하락세다. 부정 평가는 53.0%로 2주 연속 긍정 평가를 오차범위 밖에서 웃돌았다.
세대·성별로는 20·30대 여성의 낮은 지지율이 눈에 띈다. 20대 여성 지지율은 35.8%로 20대 남성·30대 남성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30대 여성 지지율도 40.7%로 평균치를 밑돌았는데, 보수 성향이 높다고 알려진 70대 이상 남성(40.5%)과 엇비슷한 수치였다.
리얼미터는 “부동산 세제 개편과 형사소송법 개정 논란 등에 더해 폭염 및 경제 불안 요인까지 중첩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월별 여론조사 통계표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후 1년 사이 20대와 30대 여성의 국정 지지율은 평균치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했다. 지난해 7월 61%였던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지난 7월 45%로 1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30대 여성의 지지율은 69%에서 47%로 22%포인트 떨어졌다. 이 기간 전체 지지율이 64%에서 53%로 11%포인트 하락한 것에 비해 하락 폭이 더 컸다.
이 대통령과 여권의 주요 지지 기반이던 2030 여성층의 이탈 배경에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반발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30 여성들은 장윤기 사건과 돌려차기 사건 등을 생명·안전 이슈로 받아들이며 문제제기에 나섰지만 이 같은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혜택이 축소되고 부동산 대출 규제 등으로 자산 형성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도 여론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는 2030 여성들의 이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한 보도가 공유되며 우려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4050세대가 정당과의 일체감으로 지지를 하는 것과 달리 2030세대는 효능감으로 지지를 결정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이재명 정부 들어 상승했던 주가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가 최근 줄어들면서 청년층의 지지율도 함께 하락한 것이며, 특히 집권 이후 여성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 이들 집단에서 긍정 평가가 하락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2030세대 지지율 회복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청년들은 지금 거의 취약계층이 돼가고 있다”며 “실제 수요와 생애 주기에 맞게 정책들을 촘촘하게 정비하라”고 했다. 7일에는 참모회의에서 ISA 개편안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고, 지난 8일에는 엑스에서 ‘결혼 페널티 22개’를 열거하며 개선을 약속하는 등 사흘 연속 청년 대책을 주문했다.
8·17 여당 전당대회에서도 2030 여성 지지율 회복이 이슈로 부상했다. 김민석 의원은 당헌·당규를 바꿔 선출직 지도부 내에 여성과 청년 대표가 들어가게 하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의원은 차기 총선에서 비례대표 당선권에 2030 세대를 대표하는 남녀 1명씩을 배치하겠다고 했다.
한 수도권 민주당 의원은 “2030 특히 여성의 이탈은 정책 이슈를 넘어 우리 당이 세력으로서 이들을 배제한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며 “차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젊은층이 없는 정당으로 지속되는 한 그들의 지지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응답률은 4.0%다.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문답 속에는 ‘읽기’가 인간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오해가 담겨 있다. 자신의 읽기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요약이나 번역에서 이상한 대목을 찾아내지 못한다. 필요할 때 원자료를 충분히 검증하지도 못한다. 원자료에 숨어 있는 중요한 통찰을 얻을 기회도 활용하지 못한다.
더욱이 읽기 활동은 그 자체로 읽기 근육을 성장시키는 운동이다. 읽기 실력에는 등급이 있다. 읽기 실력이 높을수록 같은 자료에서 더 깊이, 더 꼼꼼하게, 더 많이 얻는다. 같은 시간 동안 읽더라도 시간 대비 효율, 즉 ‘시성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읽기 근육은 읽으면 읽을수록 튼튼해지고, 읽지 않으면 물러진다.
생성형 AI가 등장하기 전부터도 사람들은 ‘읽기’를 점점 경시했으며, 사람들의 ‘읽기 실력’도 낮아져왔다. 이는 많은 증거로 뒷받침된다. ‘명징하게 직조해낸’ ‘심심한 사과’ ‘사흘’ ‘금일’ ‘중식’ 등 잊을 만하면 소환되는 논란을 다시 꺼내려는 건 아니다. 그간 이 논란은 ‘문해력(文解力)’과 연관돼 논의되었다. 문해력은 영어 리터러시(literacy)에 대응하는 말로, 영어와 한국어 용법 사이에 간극이 매우 큰 용어이다. 문제의 본질이 가려지게 된 원인이다.
리터러시는 라틴어 리테라(littera, 영어의 letter)에서 유래한 말로 ‘문자’를 구사하는 능력, 즉 ‘읽고 쓰는 능력’을 가리킨다. 따라서 우리말로 직역하면 ‘문자력’이다. 근래에는 ‘미디어 리터러시’ ‘금융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AI 리터러시’ 등 의미가 과잉 확대돼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 대신 ‘미디어 교육 강화’라고 쓰면 좋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도 일리가 있다.
리터러시의 번역어로는 ‘문식력(文識力)’ ‘문식성(文識性)’ ‘문해력’ 등이 경합하다가 최근에는 ‘문해력’으로 자리 잡았다.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를 살펴보면 2022년부터 학술논문에 사용된 빈도가 급증한 것으로 보아 아마도 2021년 EBS가 방송한 <당신의 문해력>이 용어가 정착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용례를 보면 ‘문해력’은 ‘독해력’ 혹은 더 좁게는 ‘어휘력’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앞서 소개한 ‘명징’ ‘심심한 사과’ ‘금일’ 등의 논란이 대체로 ‘문해력’의 문제로 다뤄졌지만, 실제로는 ‘어휘력’과 ‘독해력’을 둘러싼 논의일 뿐 ‘쓰는 능력’과 연관 짓는 논의는 별로 없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이런 점에서 리터러시를 ‘문해력’ 대신 ‘문자력’으로 옮기면 오해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번역어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해력’ 논란이 ‘문자력’의 위기를 은폐하는 방식으로 소비된다는 데 있다. ‘젊은 세대의 문해력이 떨어진다’거나 ‘어떤 세대건 익숙한 언어는 서로 다르다’는 수준에서만 논의가 맴돌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정작 문자력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는 간과되었다.
오늘날 읽기의 쇠락 점점 가속
언어는 입말인 구어와 글인 문어로 나뉜다. 구어는 듣기와 말하기로, 문어는 읽기와 쓰기로 세분된다. 듣기와 읽기는 ‘입력’ 및 ‘습득’과 관계된다. 즉, 외부의 정보와 기술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활동이다. 말하기와 쓰기는 ‘출력’ 및 ‘표현’ 활동으로, 이미 내 것이 된 것을 ‘우리 모두’의 것으로 만든다. 언어력은 이 네 가지 언어 구사 능력이다. 이 중 가장 먼저 위기에 처한 것은 읽기이다.
입말인 구어는 타고난 능력으로, 인간이라면 18개월쯤부터 누구나 자연스레 구사할 수 있다. 굳이 애써서 배우려고 하지 않아도 습득된다는 뜻이다. 반면, 문자는 약 5300년 전에 인류가 발명해낸 기술이다. 문자를 굳이 ‘기술’이라고 표현한 까닭은, 그것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힘겹게 애써 노력해야 겨우 획득할 수 있는 실력이기 때문이다. 5300여년은 진화에 따른 유전자 변화가 일어나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고, 따라서 문자는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익힐 수밖에 없다.
읽기를 소리 내어 발음하기로 오해하면 안 된다. 읽기는 서양의 전통적 분류에 따르면 ‘문법과 논리’, 즉 내용의 1차적 의미를 이해하면서 비판적으로 따지는 과정 전체를 지칭한다. 따라서 세밀하고 깊게 읽기 위한 지속적인 훈련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는 문학·역사·철학 등 길고 묵직한 문헌을 강독하면서 가장 잘 익힐 수 있다. 이런 읽기 훈련은 어렵고 귀찮으므로 꺼리게 되었고, 궁극적으로 읽기에 대한 오해와 경시를 낳았다.
문자의 역할은 일찍이 월터 옹의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에서도 강조된 바 있다. 구어는 개인의 기억과 발화되는 시간 동안의 소리에 갇힐 수밖에 없다. 반면 문자는 개인 바깥의 공동 공간에 누구나 볼 수 있게 펼쳐지며 매체가 지속하는 한 영속한다. 이처럼 개인의 뇌 바깥에 외화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문자는 객관적 분석, 비교, 비판, 성찰을 가능하게 했고 철학·역사학·과학·비평을 낳았다. 다만 문자의 힘이 유지되려면 문자력을 잃지 않으려는 개개인의 고된 노력도 거듭돼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읽기의 쇠락은 점점 가속하고 있다. ‘애틀랜틱’(2026년 8월호)에 수록된 로즈 호로위치의 “읽기 시대의 종말(The Age of Reading Is over)”은 이 문제에 대한 최신 보고이다. 이 보고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연령·성별·교육 수준을 막론하고 읽기 및 읽기 실력의 쇠퇴가 관찰되고 있다. 하버드대 인문사회과학 지원실의 마거릿 레닉스 부국장에 따르면, 미국 최고급 명문대 학생조차도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동영상이나 요약문이 아닌) 글을 읽도록 요구하는 것은, 더 어려운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도록 강요함으로써 학생들이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제멋대로 막는 것”이라고 인식한다. 발췌문이나 요약문이 지니고 있지 못한 원전의 깊이와 정교함을 모르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 이런 현상은 디지털 기기의 보급, 책 전체보다 짧은 발췌문을 선호하는 교육, 소셜미디어 및 쇼트폼 영상 소비,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점점 가속되었다.
읽지 않아도 된다는 발상은 잘못
읽기의 쇠락이 가져온 더 큰 부정적 함의는 정치·사회 영역에서 관찰된다. 호로위치는 도널드 트럼프를 미국 최초의 탈문자(postliterate) 대통령이라고 진단한다. 트럼프의 소통 방식은 구술 사회에 완벽하게 어울린다. 가령 한 게시물은 미국 군함이 레이저로 이란 항공기를 명중시키는 그림과 함께 “레이저: 빙, 빙, 끝!!!”이라는 문구만 담고 있다. 이것이 읽기가 사라진 시대의 소통 방식을 대표한다. 2024년 NBC 뉴스는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는데 신문을 읽는 응답자 사이에서 조 바이든이 트럼프를 49%포인트 앞섰다고 한다. 실제로 글이 소통의 중심에 있었다면,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읽기는 민주주의가 올바로 작동하기 위한 근간이며, 오늘날 전 세계적인 정치적 파행은 읽기의 쇠퇴가 가져온 결과 중 하나다.
오늘날 트럼프식 소통이 우리 삶을 온통 지배하고 있다. 가볍고도 변덕이 심하다. 길고, 무겁고, 복잡하고, 어려운 글을 천천히 음미하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다. 디지털화가 가속하면서 인간의 읽기는 약화했다. 더욱이 AI가 자료를 조사하고 요약하고 정리할 수 있다는 믿음과 함께 읽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 또한 확산했다. 그러나 이것은 틀렸다. 본격적인 읽기를 외면할수록 우리의 읽기 근육에는 근손실이 온다. 최소한 현상 유지를 위해서라도 읽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사실 읽기와 쓰기는 서로를 전제한다. 읽기의 이면에는 반드시 쓰기가 있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읽기보다 쓰기가 어렵다는 건 분명하다. 그래서 쓰기보다 먼저 읽기를 살폈다. 하지만 문자력에 쓰기가 포함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가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에 별도의 ‘인재·교육계정’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국세 세수가 늘면 지방재정교부금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현행 구조를 바꾸더라도 인재 양성 등 새로운 교육 수요에 필요한 재원을 미래대응기금에서 확보하려는 구상이다.
1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교육부와 기획예산처는 미래대응기금에 인재·교육계정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인재·교육계정은 초중등교육에 주로 쓰이는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달리 영유아교육과 고등·평생교육, 인공지능(AI) 교육, 첨단 분야 인재 양성 등 새로운 교육 수요에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기금 안에 인재·교육계정을 별도로 두면 교육·인재 양성 사업에 투입할 재원을 다른 분야와 구분해 관리할 수 있다.
인재·교육계정 신설 논의는 정부가 추진 중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과 맞물려 있다.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재원으로 시도교육청에 배분된다.
내국세 수입이 늘어나면 교부금도 자동으로 증가하는 구조다. 올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도 내국세 세입 전망이 상향 조정되면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4조7694억원 자동 증액됐다.
하지만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세수 증가에 따라 초중등 교육재정이 기계적으로 불어나는 현행 구조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내국세 연동 체계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며 현행 연동 구조를 유지하되 교부금이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초과 재원을 미래대응기금의 교육계정으로 넘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 내에서는 교부금을 내국세에 연동하지 않고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별도 계정 신설이 재정 운용의 경직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재정 칸막이를 만들수록 한쪽에서는 돈이 남고 한쪽에서는 돈이 모자라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43.3%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0일 나왔다. 이 대통령과 여당의 우군으로 여겨지던 2030세대 여성들의 지지율은 이보다 더 낮게 나타나 평균치를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층이 정부의 부동산·주식 시장 정책에 실망한 가운데,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가 안전 문제를 중시하는 2030 여성들의 실망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와 여당이 다양한 대책을 구상 중이지만 근본적으로 86세대 중심인 민주당이 변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리얼미터가 이날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18세 이상 25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6%포인트 떨어진 43.3%로 집계됐다. 7월 2주차 같은 조사 이후 4주 연속 하락세다. 부정 평가는 53.0%로 2주 연속 긍정 평가를 오차범위 밖에서 웃돌았다.
세대·성별로는 20·30대 여성의 낮은 지지율이 눈에 띈다. 20대 여성 지지율은 35.8%로 20대 남성·30대 남성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30대 여성 지지율도 40.7%로 평균치를 밑돌았는데, 보수 성향이 높다고 알려진 70대 이상 남성(40.5%)과 엇비슷한 수치였다.
리얼미터는 “부동산 세제 개편과 형사소송법 개정 논란 등에 더해 폭염 및 경제 불안 요인까지 중첩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월별 여론조사 통계표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후 1년 사이 20대와 30대 여성의 국정 지지율은 평균치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했다. 지난해 7월 61%였던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지난 7월 45%로 1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30대 여성의 지지율은 69%에서 47%로 22%포인트 떨어졌다. 이 기간 전체 지지율이 64%에서 53%로 11%포인트 하락한 것에 비해 하락 폭이 더 컸다.
이 대통령과 여권의 주요 지지 기반이던 2030 여성층의 이탈 배경에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반발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30 여성들은 장윤기 사건과 돌려차기 사건 등을 생명·안전 이슈로 받아들이며 문제제기에 나섰지만 이 같은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혜택이 축소되고 부동산 대출 규제 등으로 자산 형성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도 여론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는 2030 여성들의 이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한 보도가 공유되며 우려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4050세대가 정당과의 일체감으로 지지를 하는 것과 달리 2030세대는 효능감으로 지지를 결정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이재명 정부 들어 상승했던 주가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가 최근 줄어들면서 청년층의 지지율도 함께 하락한 것이며, 특히 집권 이후 여성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 이들 집단에서 긍정 평가가 하락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2030세대 지지율 회복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청년들은 지금 거의 취약계층이 돼가고 있다”며 “실제 수요와 생애 주기에 맞게 정책들을 촘촘하게 정비하라”고 했다. 7일에는 참모회의에서 ISA 개편안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고, 지난 8일에는 엑스에서 ‘결혼 페널티 22개’를 열거하며 개선을 약속하는 등 사흘 연속 청년 대책을 주문했다.
8·17 여당 전당대회에서도 2030 여성 지지율 회복이 이슈로 부상했다. 김민석 의원은 당헌·당규를 바꿔 선출직 지도부 내에 여성과 청년 대표가 들어가게 하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의원은 차기 총선에서 비례대표 당선권에 2030 세대를 대표하는 남녀 1명씩을 배치하겠다고 했다.
한 수도권 민주당 의원은 “2030 특히 여성의 이탈은 정책 이슈를 넘어 우리 당이 세력으로서 이들을 배제한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며 “차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젊은층이 없는 정당으로 지속되는 한 그들의 지지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응답률은 4.0%다.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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