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현실]우리는 기계세에 살고 있다?
2026-08-1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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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명한 펀드매니저 마이클 버리가 미국 증시에 경고를 날렸다. 빅테크 기업들이 재무 리스크를 키워 1987년의 ‘블랙먼데이’ 같은 대폭락장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부채를 끌어오는 현행의 자금 조달 방식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초기 인공지능 투자가 현금성 자산에서 나온 반면 현재는 대출과 채권에 의지한다.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이 구축되고 데이터센터가 확장되면서 부채가 급증했는데, 무리한 시설투자 비용만큼 수익이 따르지 않거나 반도체 버블이 붕괴하면 증시 폭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어차피 현대 자본주의가 상상을 초월한 위태로운 부채의 연쇄 구조 위에 작동하고 있음은 잘 알려져 있기에 버리의 경고도 새로울 건 없다. 정작 주목하고 싶은 점은 다른 데 있다. 인공지능의 진화가 막대한 시설투자를 수반한다는 점이다. 이는 당연하지만 주목받지 않는 사실이다. 엄청난 전력과 물을 소비하며 탄소와 열기를 뿜어내는 데이터센터는, 우리 눈에 잘 띄진 않지만 인공지능의 ‘인간 같은’ 명석함과 날렵함이 실은 ‘괴물 같은’ 육중한 기계적 장치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인공지능이 그 자체로 거대한 기계임을 새삼 상기시킨다. 요컨대 우리는 놀라운 학습능력과 사고능력을 갖춘 거대한 기계의 시대를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거대한 기계의 시대에 진입했다는 생각도 어쩌면 새로운 게 아니다. 철학자 데이비드 런시먼은 인공지능 이전에 이미 인류가 국가와 기업이라는 ‘기계 같은’ 거대한 인공대리물을 만들어 그것들과 함께 살아왔다고 본다. 국가와 기업이 기계라는 발상은 낯설지만 참신하다. 말하자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인위적으로 만든 ‘인간 같은’ 기계라는 것이다. 단순한 로봇은 아니지만 인간화한 기계일 터이다. 과연 국가와 기업은 인간보다 더 힘도 세고 수명도 길다. 또한 자체 지능이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초능력을 지닌 인공인격이다. 여기에다 인공지능이라는 생각하는 기계마저 나타났으니, 초지능과 초능력이 결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역사를 보면 초지능은 고사하고 초능력 하나만으로도 우리 삶이 얼마나 크게 바뀌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국가의 사례만 해도 그렇다. 철학자 토머스 홉스는 탄생하는 국가를 괴물 리바이어던에 빗대고 자동 기계로 불렀다. 주권적 권력으로서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내세워 명령에 불복하는 자를 힘으로 제압한다. 세금과 병역을 거부하는 자는 엄히 처벌된다. 나아가 계도와 훈육을 통해 ‘해로운’ 습관을 교정해 ‘건강한’ 시민을 만든다. 이처럼 국가라는 리바이어던은 우리 몸과 마음을 통제하며 본능을 누르고 본성을 바꾼다. 스탠리 큐브릭의 걸작 <시계태엽 오렌지>에서 국가는 불량 청소년을 강제 개조하는 특수치료법을 실험하는데, 영화를 보며 문득 전체주의국가와 별개로 국가 자체가 ‘전체주의적’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깨닫게 된다.
이제 초능력 국가가 기업과 결합하고 인공지능이라는 초지능까지 장착한다면 인류는 어찌될 것인가? 국가와 기업, 인공지능이라는 리바이어던들에 짓눌려 개성이 말살되지 않을까? 물론 비관만 할 순 없다. 우리가 국가와 기업이라는 인공인격을 만들고 길들여 더 오래 안전하고 풍족하게 살 수 있었듯 인공지능도 우리 삶을 더 편리하고 유익하게 해줄 수 있다. 그러나 편의와 풍요를 누리는 대가가 무엇인지, 우리가 외부에서 태엽을 감아줘야만 움직이는 ‘시계태엽 인간’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경계해야 한다. 의미심장하게도, 런시먼은 현재 우리가 사는 지질 시대가 인류세가 아니라 (리바이어던을 떠올리며) 기계세(Leviacene)라고 주장했는데, 이때 기계세란 인간 같은 기계의 시대이거나, 더 심각하게는 기계 같은 인간의 시대로 풀이될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65)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5)의 재산분할 소송의 마무리 여부가 14일 결정된다. 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으로 시작된 법적 다툼이 9년여 만에 끝날지 주목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은 두 사람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판결에 대한 재상고 기한 마지막 날이다. 양측 중 한쪽이라도 재상고하면 사건은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는다.
양측이 이날 자정까지 재상고하지 않으면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15일 확정된다. 양측은 이날 현재까지 재상고 여부에 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판결이 확정된 뒤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연 5%의 지연이자가 붙는다. 연간 약 472억원, 하루 약 1억3000만원에 해당한다. 법조계에서는 판결 확정 다음 날인 16일부터 지연이자가 발생한다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다만 기간이 오전 0시에 시작할 때는 첫날을 기간에 포함하도록 한 민법 제157조에 따라 15일부터 계산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노 관장에게 유리한 결과인 만큼 노 관장이 재상고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회장 측을 두고는 지연이자 부담을 피하고 현금 마련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재상고할 수 있다는 전망과, 장기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고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판결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린다.
파기환송심 판결이 확정된다면 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으로 시작된 법적 다툼이 9년여만에 비로소 끝난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미국 시카고대 유학 중 만나 1988년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최 회장은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장남이고, 노 관장은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다. 두 사람의 결혼은 당시 ‘세기의 결혼’으로 불렸다.
최 회장이 2015년 한 일간지에 보낸 편지에서 혼외 자녀의 존재와 노 관장과의 불화를 공개하면서 파경 사실이 알려졌다. 최 회장은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이듬해 정식 소송을 냈다. 노 관장도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이 아닌 특유재산이라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2024년 5월 위자료를 20억원, 재산분할금을 1조3808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과 노 관장의 기여가 SK그룹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최 회장의 SK 주식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불법 자금이어서 SK에 유입됐더라도 재산 형성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며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위자료 20억원은 그대로 확정됐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달 24일 대법원 판단 취지를 반영해 재산분할금을 9440억원으로 줄였다. 다만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외부에 알려진 국내 재벌가 이혼소송 재산분할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재판부는 분할 대상 주식의 가액을 2024년 4월16일 항소심 변론 종결일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지난 6월26일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노 관장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두 시점 사이 SK 주가가 크게 오른 점은 재산분할 비율에 반영했다.
어차피 현대 자본주의가 상상을 초월한 위태로운 부채의 연쇄 구조 위에 작동하고 있음은 잘 알려져 있기에 버리의 경고도 새로울 건 없다. 정작 주목하고 싶은 점은 다른 데 있다. 인공지능의 진화가 막대한 시설투자를 수반한다는 점이다. 이는 당연하지만 주목받지 않는 사실이다. 엄청난 전력과 물을 소비하며 탄소와 열기를 뿜어내는 데이터센터는, 우리 눈에 잘 띄진 않지만 인공지능의 ‘인간 같은’ 명석함과 날렵함이 실은 ‘괴물 같은’ 육중한 기계적 장치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인공지능이 그 자체로 거대한 기계임을 새삼 상기시킨다. 요컨대 우리는 놀라운 학습능력과 사고능력을 갖춘 거대한 기계의 시대를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거대한 기계의 시대에 진입했다는 생각도 어쩌면 새로운 게 아니다. 철학자 데이비드 런시먼은 인공지능 이전에 이미 인류가 국가와 기업이라는 ‘기계 같은’ 거대한 인공대리물을 만들어 그것들과 함께 살아왔다고 본다. 국가와 기업이 기계라는 발상은 낯설지만 참신하다. 말하자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인위적으로 만든 ‘인간 같은’ 기계라는 것이다. 단순한 로봇은 아니지만 인간화한 기계일 터이다. 과연 국가와 기업은 인간보다 더 힘도 세고 수명도 길다. 또한 자체 지능이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초능력을 지닌 인공인격이다. 여기에다 인공지능이라는 생각하는 기계마저 나타났으니, 초지능과 초능력이 결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역사를 보면 초지능은 고사하고 초능력 하나만으로도 우리 삶이 얼마나 크게 바뀌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국가의 사례만 해도 그렇다. 철학자 토머스 홉스는 탄생하는 국가를 괴물 리바이어던에 빗대고 자동 기계로 불렀다. 주권적 권력으로서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내세워 명령에 불복하는 자를 힘으로 제압한다. 세금과 병역을 거부하는 자는 엄히 처벌된다. 나아가 계도와 훈육을 통해 ‘해로운’ 습관을 교정해 ‘건강한’ 시민을 만든다. 이처럼 국가라는 리바이어던은 우리 몸과 마음을 통제하며 본능을 누르고 본성을 바꾼다. 스탠리 큐브릭의 걸작 <시계태엽 오렌지>에서 국가는 불량 청소년을 강제 개조하는 특수치료법을 실험하는데, 영화를 보며 문득 전체주의국가와 별개로 국가 자체가 ‘전체주의적’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깨닫게 된다.
이제 초능력 국가가 기업과 결합하고 인공지능이라는 초지능까지 장착한다면 인류는 어찌될 것인가? 국가와 기업, 인공지능이라는 리바이어던들에 짓눌려 개성이 말살되지 않을까? 물론 비관만 할 순 없다. 우리가 국가와 기업이라는 인공인격을 만들고 길들여 더 오래 안전하고 풍족하게 살 수 있었듯 인공지능도 우리 삶을 더 편리하고 유익하게 해줄 수 있다. 그러나 편의와 풍요를 누리는 대가가 무엇인지, 우리가 외부에서 태엽을 감아줘야만 움직이는 ‘시계태엽 인간’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경계해야 한다. 의미심장하게도, 런시먼은 현재 우리가 사는 지질 시대가 인류세가 아니라 (리바이어던을 떠올리며) 기계세(Leviacene)라고 주장했는데, 이때 기계세란 인간 같은 기계의 시대이거나, 더 심각하게는 기계 같은 인간의 시대로 풀이될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65)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5)의 재산분할 소송의 마무리 여부가 14일 결정된다. 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으로 시작된 법적 다툼이 9년여 만에 끝날지 주목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은 두 사람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판결에 대한 재상고 기한 마지막 날이다. 양측 중 한쪽이라도 재상고하면 사건은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는다.
양측이 이날 자정까지 재상고하지 않으면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15일 확정된다. 양측은 이날 현재까지 재상고 여부에 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판결이 확정된 뒤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연 5%의 지연이자가 붙는다. 연간 약 472억원, 하루 약 1억3000만원에 해당한다. 법조계에서는 판결 확정 다음 날인 16일부터 지연이자가 발생한다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다만 기간이 오전 0시에 시작할 때는 첫날을 기간에 포함하도록 한 민법 제157조에 따라 15일부터 계산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노 관장에게 유리한 결과인 만큼 노 관장이 재상고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회장 측을 두고는 지연이자 부담을 피하고 현금 마련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재상고할 수 있다는 전망과, 장기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고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판결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린다.
파기환송심 판결이 확정된다면 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으로 시작된 법적 다툼이 9년여만에 비로소 끝난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미국 시카고대 유학 중 만나 1988년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최 회장은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장남이고, 노 관장은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다. 두 사람의 결혼은 당시 ‘세기의 결혼’으로 불렸다.
최 회장이 2015년 한 일간지에 보낸 편지에서 혼외 자녀의 존재와 노 관장과의 불화를 공개하면서 파경 사실이 알려졌다. 최 회장은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이듬해 정식 소송을 냈다. 노 관장도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이 아닌 특유재산이라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2024년 5월 위자료를 20억원, 재산분할금을 1조3808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과 노 관장의 기여가 SK그룹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최 회장의 SK 주식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불법 자금이어서 SK에 유입됐더라도 재산 형성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며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위자료 20억원은 그대로 확정됐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달 24일 대법원 판단 취지를 반영해 재산분할금을 9440억원으로 줄였다. 다만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외부에 알려진 국내 재벌가 이혼소송 재산분할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재판부는 분할 대상 주식의 가액을 2024년 4월16일 항소심 변론 종결일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지난 6월26일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노 관장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두 시점 사이 SK 주가가 크게 오른 점은 재산분할 비율에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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