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팔정구입 폭염 속 열섬 완화로 주목받는 도시숲···전력 가치 따져보니 1조3000억
2026-08-19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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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팔정구입 도시숲이 열섬 현상을 완화해 전력 소비를 줄여줌으로써 얻게되는 경제적 가치가 연간 1조원 이상에 이른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기후변화로 폭염이 장기화될 수록 도시숲의 공익적·경제적 가치가 높아짐을 보여주는 결과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이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해 절감하는 전력의 경제적 가치가 지난해 기준 1조3334억원으로 평가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2020년 기준 평가액 6669억원보다 2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도시숲의 열섬 완화 기능은 산림과학원이 주기적으로 평가해 발표하는 12개 산림공익기능 중 하나다. 1인당 생활권 도시림 면적과 도시림 면적당 전력 소비 절감량, 전력 시장 가격 등이 평가 기준이 된다. 나무 그늘 1㎡는 20㎾의 전력 소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나무 그늘은 여름철 강한 태양복사열을 차단하며, 잎의 증산작용으로 주변 열을 흡수해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기 때문이다.
열섬 완화를 통한 도시숲의 경제적 가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평가된 이유는 생활권 도시숲 면적 확대와 전력 시장 가격 상승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 1인당 생활권 도시림 면적은 2019년 11.51㏊에서 2023년 14.07㏊로 늘었다. 전력 시장 가격은 경제적 가치 비교 시점인 2020년에 비해 지난해 63.9%가 상승했다. 이번 가치 평가에서 1인당 생활권 도시림 면적은 2023년, 전력 시장 가격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도시숲의 열섬 완화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된다. 산림과학원은 올해 서울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도시숲과 여름철 지표면 온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도시숲 면적 비율이 높을수록 지표면 온도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생활공간에서 나무를 3그루 이상 볼 수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하는 수목가시율과 도시 면적을 나무가 얼마나 덮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관피목률을 기준으로 도시숲 공간정보와 위성영상을 활용해 자치구별 평균 지표면 온도를 분석한 결과 수목가시율이 높을 수록 온도가 낮고, 수관피복률이 30% 이상인 지역의 온도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동 산림과학원 연구사는 “폭염이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도시숲은 도심의 열기를 낮추고 국민 생활에 실질적 편익을 제공하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이번 평가 결과는 폭염이 장기화될수록 생활권 도시숲이 가지는 열섬 완화 기능의 사회·경제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좋은 비유 한 대목이 숱한 논리보다 명쾌할 때가 있다. 그만큼 좋은 비유를 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각료들끼리 한번 다퉈보라.” 이 말을 듣고 좋은 비유를 떠올려보려고 며칠 애썼는데 잘되지 않았다.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 말이다. 호남 반도체 메가특구에 대한 ‘주 최대 52시간’ 노동제 예외 적용,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 성과 배분 등 사안에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의견이 갈리자 “각료들이 논쟁하고 다퉈야 국민들이 다투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제안했다고 한다.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정부의 모습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불편했다. 그 이유를 잘 표현해보려 했지만 기껏 떠올린 것이라곤, 친구가 내 물건을 자기 것이라 우기는데 선생님이 “가위바위보 해서 이긴 사람이 가지라”고 중재하는 상황 정도였다.
그러다 지난달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한 토론회에서 꺼낸 비유를 뒤늦게 접하고 무릎을 쳤다. “AI 혁명 시대에 기업 이익을 미래를 위한 투자로 바꾸어야 하는” 이유를 성경 창세기의 요셉 상황에 빗대 설명한 것이다. 요셉은 7년간의 풍년 기간에 곡식을 비축했지만 그러지 않은 사람들은 이어진 7년의 흉년 동안 요셉과 이집트에 무릎을 꿇고 곡식을 빌려야 했다는 내용이다. 이 비유를 보고서야 지금 이 사안의 핵심이 비로소 이해됐다. 다만, 김 장관이 의도한 대로는 아니었다.
7년간의 풍작 때 요셉은 이집트 파라오가 임명한 관리였다. 그가 곡식을 잘 징수하고 비축한 덕분에 흉년 기간 백성들이 덜 굶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요셉을 모르는’ 시대의 파라오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고된 일을 시키며 휴식일도 주지 않고, 벽돌 재료인 짚 지급을 중단하면서 생산량은 그대로 맞추라는 무리한 지시를 한다. 이후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지도자 모세가 ‘종살이하던 시절을 잊지 말라’며 당부한 말이 있다. “안식일을 지키라”는 것과 남종이나 여종도 마찬가지로 쉬게 하라는 것이었다.
여기까지 놓고 보면 요셉이 한 일의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요셉은 풍년 뒤에 긴 흉년이 올 줄 알았지만 백성의 휴식일을 빼앗거나 무리한 노동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저 자원을 잘 관리하고 배분했을 뿐이다. 모세는 왜 종들도 주인과 똑같이 쉬어야 한다고 했을까? 인간의 노동에는 신분과 관계없이 지켜져야 할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일깨운 것이다.
반도체와 AI가 아무리 대단해도 결국 사람을 위한 기술이다. 사람에게 이익을 주지 않는다면 이 산업이 아무리 부흥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무엇보다 ‘주 최대 52시간’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근로조건의 기준을 법률로 정하라는 헌법 제32조 제3항에 따라 정해진 기준선이다. 따라서, 이 선을 지켜야 한다는 쪽과 특정 산업을 부흥시키자는 주장이 맞선다면 가치의 비교불가능성(incommensurability)에 해당하므로 논쟁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각료끼리 다퉈서 정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정 논쟁이 하고 싶다면 ‘AI 혁명’이 그토록 중요하다면서 왜 인력을 더 고용해 대비할 수는 없는지, 노동자의 휴식과 건강, 가족과 사회를 위해 써야 할 시간을 빼앗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는지부터 답해야 할 것이다.
8·13 부동산 대책 포함 ‘전월세 안심신탁사업’ 내달 시행정부가 임차인에게 보증금 받아, 운용 수익 4~5% 임대인에게 제공주택 구입 투자, 전세금 사용 관행 걸림돌…수익률 보장 여부도 논란의무 아닌 자율, 실효성 의문…임대인 우위 속 되레 집값 자극 우려
정부가 8·13 대책 중 하나인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을 다음달 시행한다. 임차인은 전세보증금을 정부에 맡기고, 정부는 이를 주택 건설사업에 투자해 그 수익을 임대인에게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실적으로 전세금이 부동산 투자 지렛대로 여겨지는 현실에서 참여를 얼마나 끌어낼지가 사업 성패를 가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18일 “9월 중 집주인 모집을 시작해 올해 안 대상자 선정과 약정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심신탁사업 참여는 임대인과 임차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관리하는 ‘주택전월세안정화기구’ 등 3자 계약으로 결정된다. 전월세안정화기구가 임대인 대신 전세금을 받아서 HUG가 보증하는 주택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임대인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PF 대출 금리와 현재 서울 전월세전환율 등을 고려해 수익률은 4~5%로 잡고 있다.
관건은 얼마나 많은 임대인이 참여하느냐다. 올해 초만 해도 국토부는 등록임대사업자이면서 ‘깡통전세’ 우려가 있는 주택 등을 대상으로 참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대상자가 너무 적고, 강제 시 월세 전환, 즉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지적에 방향을 틀었다. 이번엔 모든 임대인을 대상으로 의무가 아닌 자율 참여로 운영된다.
국토부는 세입자의 월세 미납 등 관리 부담을 느끼는 임대인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임대인이 전세금을 이미 다른 용도로 썼거나, 다른 주택 구매에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국토연구원 연구진이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임대인 48.3%는 현금·펀드·보험·주식·채권 등을 포함한 저축액이 전세금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2명 중 1명은 전세금을 다른 곳에 써버려 ‘신탁할’ 전세금이 없는 셈이다.
특히 전세금은 집값 상승기엔 주택 구매 레버리지로 쓰는 경향이 더 강했다. 국토연구원 연구를 보면, 2017년 9월~2020년 2월엔 보증금 승계 주택 매입 사례가 월평균 6000여건이었다가 2020년 3월~2022년 6월엔 월평균 2만여건으로 증가했다. 현 정부 들어 ‘갭투자’ 본격 규제 전 가격 상승기에도 이런 레버리지 활용 사례가 크게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안심신탁사업을 장기적·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집값 상승기와 하락기에 서로 다른 전세금 활용 실태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익률 4~5%가 충분한지도 쟁점이다. 국토부의 임대인 설문 결과, 수익률 4.85% 가정 시 약 20%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박 부연구위원은 “신탁 시 줄어들 다양한 레버리지의 가능성을 상쇄할 만큼의 수익률을 만들려면 보유세 등 세제 혜택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익률을 고정하면 미달 시 부족분을 책임져야 하고, 변동 수익률이라면 집주인에게 손실이 돌아갈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전세금 상승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경호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소장은 “정부 대책엔 전세금이 들어간 PF에 이자 지원 방안도 있는데 재정으로 PF를 뒷받침해주다니 공공이 할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이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해 절감하는 전력의 경제적 가치가 지난해 기준 1조3334억원으로 평가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2020년 기준 평가액 6669억원보다 2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도시숲의 열섬 완화 기능은 산림과학원이 주기적으로 평가해 발표하는 12개 산림공익기능 중 하나다. 1인당 생활권 도시림 면적과 도시림 면적당 전력 소비 절감량, 전력 시장 가격 등이 평가 기준이 된다. 나무 그늘 1㎡는 20㎾의 전력 소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나무 그늘은 여름철 강한 태양복사열을 차단하며, 잎의 증산작용으로 주변 열을 흡수해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기 때문이다.
열섬 완화를 통한 도시숲의 경제적 가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평가된 이유는 생활권 도시숲 면적 확대와 전력 시장 가격 상승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 1인당 생활권 도시림 면적은 2019년 11.51㏊에서 2023년 14.07㏊로 늘었다. 전력 시장 가격은 경제적 가치 비교 시점인 2020년에 비해 지난해 63.9%가 상승했다. 이번 가치 평가에서 1인당 생활권 도시림 면적은 2023년, 전력 시장 가격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도시숲의 열섬 완화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된다. 산림과학원은 올해 서울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도시숲과 여름철 지표면 온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도시숲 면적 비율이 높을수록 지표면 온도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생활공간에서 나무를 3그루 이상 볼 수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하는 수목가시율과 도시 면적을 나무가 얼마나 덮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관피목률을 기준으로 도시숲 공간정보와 위성영상을 활용해 자치구별 평균 지표면 온도를 분석한 결과 수목가시율이 높을 수록 온도가 낮고, 수관피복률이 30% 이상인 지역의 온도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동 산림과학원 연구사는 “폭염이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도시숲은 도심의 열기를 낮추고 국민 생활에 실질적 편익을 제공하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이번 평가 결과는 폭염이 장기화될수록 생활권 도시숲이 가지는 열섬 완화 기능의 사회·경제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좋은 비유 한 대목이 숱한 논리보다 명쾌할 때가 있다. 그만큼 좋은 비유를 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각료들끼리 한번 다퉈보라.” 이 말을 듣고 좋은 비유를 떠올려보려고 며칠 애썼는데 잘되지 않았다.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 말이다. 호남 반도체 메가특구에 대한 ‘주 최대 52시간’ 노동제 예외 적용,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 성과 배분 등 사안에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의견이 갈리자 “각료들이 논쟁하고 다퉈야 국민들이 다투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제안했다고 한다.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정부의 모습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불편했다. 그 이유를 잘 표현해보려 했지만 기껏 떠올린 것이라곤, 친구가 내 물건을 자기 것이라 우기는데 선생님이 “가위바위보 해서 이긴 사람이 가지라”고 중재하는 상황 정도였다.
그러다 지난달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한 토론회에서 꺼낸 비유를 뒤늦게 접하고 무릎을 쳤다. “AI 혁명 시대에 기업 이익을 미래를 위한 투자로 바꾸어야 하는” 이유를 성경 창세기의 요셉 상황에 빗대 설명한 것이다. 요셉은 7년간의 풍년 기간에 곡식을 비축했지만 그러지 않은 사람들은 이어진 7년의 흉년 동안 요셉과 이집트에 무릎을 꿇고 곡식을 빌려야 했다는 내용이다. 이 비유를 보고서야 지금 이 사안의 핵심이 비로소 이해됐다. 다만, 김 장관이 의도한 대로는 아니었다.
7년간의 풍작 때 요셉은 이집트 파라오가 임명한 관리였다. 그가 곡식을 잘 징수하고 비축한 덕분에 흉년 기간 백성들이 덜 굶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요셉을 모르는’ 시대의 파라오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고된 일을 시키며 휴식일도 주지 않고, 벽돌 재료인 짚 지급을 중단하면서 생산량은 그대로 맞추라는 무리한 지시를 한다. 이후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지도자 모세가 ‘종살이하던 시절을 잊지 말라’며 당부한 말이 있다. “안식일을 지키라”는 것과 남종이나 여종도 마찬가지로 쉬게 하라는 것이었다.
여기까지 놓고 보면 요셉이 한 일의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요셉은 풍년 뒤에 긴 흉년이 올 줄 알았지만 백성의 휴식일을 빼앗거나 무리한 노동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저 자원을 잘 관리하고 배분했을 뿐이다. 모세는 왜 종들도 주인과 똑같이 쉬어야 한다고 했을까? 인간의 노동에는 신분과 관계없이 지켜져야 할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일깨운 것이다.
반도체와 AI가 아무리 대단해도 결국 사람을 위한 기술이다. 사람에게 이익을 주지 않는다면 이 산업이 아무리 부흥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무엇보다 ‘주 최대 52시간’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근로조건의 기준을 법률로 정하라는 헌법 제32조 제3항에 따라 정해진 기준선이다. 따라서, 이 선을 지켜야 한다는 쪽과 특정 산업을 부흥시키자는 주장이 맞선다면 가치의 비교불가능성(incommensurability)에 해당하므로 논쟁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각료끼리 다퉈서 정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정 논쟁이 하고 싶다면 ‘AI 혁명’이 그토록 중요하다면서 왜 인력을 더 고용해 대비할 수는 없는지, 노동자의 휴식과 건강, 가족과 사회를 위해 써야 할 시간을 빼앗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는지부터 답해야 할 것이다.
8·13 부동산 대책 포함 ‘전월세 안심신탁사업’ 내달 시행정부가 임차인에게 보증금 받아, 운용 수익 4~5% 임대인에게 제공주택 구입 투자, 전세금 사용 관행 걸림돌…수익률 보장 여부도 논란의무 아닌 자율, 실효성 의문…임대인 우위 속 되레 집값 자극 우려
정부가 8·13 대책 중 하나인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을 다음달 시행한다. 임차인은 전세보증금을 정부에 맡기고, 정부는 이를 주택 건설사업에 투자해 그 수익을 임대인에게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실적으로 전세금이 부동산 투자 지렛대로 여겨지는 현실에서 참여를 얼마나 끌어낼지가 사업 성패를 가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18일 “9월 중 집주인 모집을 시작해 올해 안 대상자 선정과 약정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심신탁사업 참여는 임대인과 임차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관리하는 ‘주택전월세안정화기구’ 등 3자 계약으로 결정된다. 전월세안정화기구가 임대인 대신 전세금을 받아서 HUG가 보증하는 주택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임대인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PF 대출 금리와 현재 서울 전월세전환율 등을 고려해 수익률은 4~5%로 잡고 있다.
관건은 얼마나 많은 임대인이 참여하느냐다. 올해 초만 해도 국토부는 등록임대사업자이면서 ‘깡통전세’ 우려가 있는 주택 등을 대상으로 참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대상자가 너무 적고, 강제 시 월세 전환, 즉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지적에 방향을 틀었다. 이번엔 모든 임대인을 대상으로 의무가 아닌 자율 참여로 운영된다.
국토부는 세입자의 월세 미납 등 관리 부담을 느끼는 임대인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임대인이 전세금을 이미 다른 용도로 썼거나, 다른 주택 구매에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국토연구원 연구진이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임대인 48.3%는 현금·펀드·보험·주식·채권 등을 포함한 저축액이 전세금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2명 중 1명은 전세금을 다른 곳에 써버려 ‘신탁할’ 전세금이 없는 셈이다.
특히 전세금은 집값 상승기엔 주택 구매 레버리지로 쓰는 경향이 더 강했다. 국토연구원 연구를 보면, 2017년 9월~2020년 2월엔 보증금 승계 주택 매입 사례가 월평균 6000여건이었다가 2020년 3월~2022년 6월엔 월평균 2만여건으로 증가했다. 현 정부 들어 ‘갭투자’ 본격 규제 전 가격 상승기에도 이런 레버리지 활용 사례가 크게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안심신탁사업을 장기적·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집값 상승기와 하락기에 서로 다른 전세금 활용 실태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익률 4~5%가 충분한지도 쟁점이다. 국토부의 임대인 설문 결과, 수익률 4.85% 가정 시 약 20%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박 부연구위원은 “신탁 시 줄어들 다양한 레버리지의 가능성을 상쇄할 만큼의 수익률을 만들려면 보유세 등 세제 혜택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익률을 고정하면 미달 시 부족분을 책임져야 하고, 변동 수익률이라면 집주인에게 손실이 돌아갈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전세금 상승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경호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소장은 “정부 대책엔 전세금이 들어간 PF에 이자 지원 방안도 있는데 재정으로 PF를 뒷받침해주다니 공공이 할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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